23일 오후 대구 북구 동천동 도시철도 3호선 팔거역 지상 엘리베이터 입구. '자전거 보관 금지'라는 팻말이 붙은 철제 난간에 잠금 고리를 건 자전거 5대가 묶여 있었다. 도시철도 이용객들은 길을 막은 자전거를 피해 다녔다. 역사로 오르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아래 공간에도 줄지어 세워 둔 자전거가 40여 대나 됐다.
도시철도와 자전거의 원활한 연계를 위해 '환승 자전거 주차장'을 확충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면적당 주차 대수가 적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아무렇게나 세워둔 자전거가 보행자 통행을 방해하고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세워둔 자전거의 도난이나 파손 우려도 크다.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도시지역연구실 연구위원의 조사 결과, 도시철도 1~3호선 역사 91곳 중 10곳의 자전거 주차장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3호선이 5곳(팔거'동천'칠곡운암'만평'황금역)으로 가장 많고, 1호선 3곳(상인'아양교'율하역), 2호선 2곳(대실'대구은행역) 등이다.
이들 역사는 자전거 주차 수요에 비해 보관 대수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3호선 팔거역의 경우 하루 평균 주차 대수가 220대로 보관 대수 40대보다 5.5배나 많았다. 동천역과 칠곡운암역의 주차수요도 보관 가능 대수보다 각각 4배와 2.5배 많았다.
1호선에선 상인역과 아양교역, 율하역의 보관 대수가 수요에 비해 각각 46~78% 모자랐고, 2호선에선 대실역과 대구은행역이 각각 46.2%와 48.5% 모자랐다. 정 연구위원은 이들 10곳 역사별로 필요한 주차 대수와 설치 가능한 시설 형태 등 자전거 주차장 확충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공급 부족이 심하고, 민원이 낮은 곳을 파악해 우선순위 4곳(상인'아양교'율하'동천역)을 선정했다.
대구시는 이번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내년 율하역에 1억원을 들여 100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들고, 동천역과 상인역 또는 황금역에는 기계식 주차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주민들의 자전거 주차 수요와 주차장을 설치할 여유 공간이 있는지, 역사로 접근할 수 있는 자전거 전용'겸용도로가 완비됐는지 등을 따져 자전거 주차장 역사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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