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약마저…" 생활용품에 대한 불신 깊어져

살균제 검출로 파장 일파만파

27일 한 마트 직원이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화학물질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이 검출된 치약 브랜드의 홍보대를 매장에서 철수시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브랜드의 치약 11종을 회수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27일 한 마트 직원이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화학물질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이 검출된 치약 브랜드의 홍보대를 매장에서 철수시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브랜드의 치약 11종을 회수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공포가 치약으로까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치약에 허용되지 않은 원료인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가 함유된 것으로 확인된 아모레퍼시픽 치약들을 회수한다고 27일 밝힌 가운데 생활용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치약 속 CMIT'MIT 정말 무해한가?

회수 대상인 아모레퍼시픽 치약은 '메디안 후레쉬 포레스트 치약' '메디안 후레쉬 마린 치약' '메디안 바이탈 에너지 치약' '메디안 바이탈 액션 치약' '메디안 바이탈 클린 치약' '메디안잇몸치약' '송염 본소금잇몸시린이 치약'(송염 명작 치약), '송염 청아단치약 플러스' '뉴송염오복잇몸 치약'(송염 오복 치약), '본초연구 잇몸 치약' '그린티스트 치약' 등 11종이다.

이들 제품은 CMIT/MIT가 함유된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CMIT/MIT는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화학물질로 폐섬유화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유해성 논란이 이어지는 물질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치약 보존제로 CMIT/MIT 사용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벤조산나트륨,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 등 3종만 치약 보존제로 허용하고 있다. 보존제는 방부제와 같은 개념으로 제품이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외국에서는 치약 속 CMIT/MIT 함량을 최대 15ppm까지 허용하고 있는데, 아모레퍼시픽의 해당 제품에는 CMIT/MIT가 0.0022∼0.0044ppm 함유돼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치약 제조 공정에서 보존제로 CMIT/MIT를 직접 투입한 것이 아니라, 여러 원료 중 하나인 소듐라우릴설페이트의 보존재로 CMIT/MIT가 사용된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치약 속에 CMIT/MIT 성분이 잔류하긴 하지만 그 함량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CMIT/MIT가 일정 함량 이하로 포함된 치약이 유해하지 않은데도 법으로 금하는 이유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치약을 의약외품으로 관리하면서 표준 제조기준을 통해 꼭 필요한 보존제만 사용하도록 엄격하게 관리해온 것이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문제 제품 전량 회수…환불'교환 가능"

아모레퍼시픽은 27일 자사 치약 11종에서 CMIT/MIT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전량 교환'환불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원료사로부터 납품받은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내에 CMIT/MIT 성분이 극미량 포함됐음을 확인했다"며 "원료 매입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했어야 함에도 부적절한 원료를 사용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제품 11종은 28일 오전 9시부터 구매 일자, 사용 여부, 본인 구매 여부, 영수증 소지 여부 등과 상관없이 구입처나 아모레퍼시픽 고객상담실(080-023-5454), 구입 유통업체 고객센터를 통해 교환'환불받을 수 있다.

대형마트들도 문제가 된 아모레퍼시픽 치약 판매를 중단하고 이미 구매한 고객에 대해 전액 환불 조치에 나섰다. 이마트는 식약처가 전날 아모레퍼시픽 치약 11종 회수 사실을 발표한 이후 즉각 전 점포 매대에서 해당 제품을 철수시켰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가 해당 상품을 가져오면 영수증이 없어도 환불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전 점포 매대에서 문제가 된 치약 제품을 치웠으며, 이미 구매한 소비자에 대해선 영수증이 없어도 환불해준다는 방침이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연간 치약 시장 규모는 약 2천억원으로 LG생활건강(41.2%)에 이어 아모레퍼시픽(25.6%)과 애경(17.8%) 순으로 점유율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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