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고령화사회, 노인들의 사회적 에너지화에 나설 때

고령화사회 진입과 함께 노인들의 공익적 사회 활동이 다양해지면서 노인들이 지역사회에 새로운 노인 문화를 일구고 있다. 노인들은 복지기관과 사회단체 소속 모둠을 통한 지역 가꾸기부터 홀몸노인 돌보기인 '노노 돌봄'(老老케어)까지 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인들의 지역사회 공헌 활동인 셈이다. 효과도 긍정적이다. 노인들의 사회적 에너지화 가능성을 말해주는 현상이다.

대구 북구 대불노인복지관의 '게릴라 가드닝 시니어 봉사단'은 좋은 사례다. 남녀 노인 21명으로 올 2월 발족한 봉사단은 지금까지 7곳의 버려진 자투리땅을 가꿨다. 방치된 이들 빈터에 꽃과 식물을 심어 작은 정원을 만드는 환경개선 시민운동에 힘을 합쳤다. 1970년 초 미국에서 비롯된 이런 운동을 노인들이 북구에서 시작한 까닭은 도심의 미관을 해치는 나쁜 환경을 밝게 바꿔보자는 뜻에서다.

지금까지 결과는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쓰레기 투기가 줄었고 동참 주민까지 나타났다. 기업체 봉사단도 참여의사를 밝혔다. 노인 봉사단의 활동 범위와 규모를 키우는 문제를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참여 노인들이 그동안 잃었다고 생각한 역할의 회복과 '건강한 신노년'이라 부를 만큼 스스로 느끼는 보람과 공유하게 된 자부심은 덤 이상이다.

대구적십자 소속 '노노케어봉사단' 노인들이 벌이는 활약도 있다. 2인 1조로 홀몸노인을 돌보는 이들 봉사단은 매주 한 차례 인연을 맺은 홀몸노인을 찾아 친구이자 보호자 역할에 나선다. 지난해만 홀로 지내다 외롭게 죽음을 맞은 고독사가 1천245명에 이르고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이들의 활동은 더없이 값지다. 동병상련의 노인끼리 주고받는 봉사는 삶의 온기와도 같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는 657만 명으로 2010년보다 121만 명 늘었다. 1인 가구도 520만 가구로 2010년 보다 99만 가구가 불었다. 고령 인구와 1인 가구 증가는 앞으로 당분간 멈추지 않을 듯하다. 늘어날 노인의 사회적 활동을 돕고 이를 에너지화하는 데 나설 때다. 적극적인 노인정책의 개발과 관심은 행정 당국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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