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새누리당이 국정감사를 전면 거부하고 이정현 대표가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어느 모로 봐도 비정상이다. 국정 운영에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여당임을 망각한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상황은 여당이 이러고 있을 계제가 아니다. 북핵 사태는 더 위중해졌고 경제는 꼬꾸라지는데 금융'공공노조는 파업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은 국정감사에 복귀하고, 이 대표 역시 단식 농성을 풀어야 한다. 단식은 자신의 의사 관철을 위한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다. 상대가 항복하지 않으면 내가 죽어야 한다.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편파 진행'을 한 책임이 있다 해도,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중대한 잘못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 대표의 단식이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이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이 국정감사에서 다뤄지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라는 의심을 받는 것이다.
정 의장도 현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새누리당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정 의장이 세월호 특별조사위 기간 연장 및 어버이연합 청문회와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철회를 맞바꾸려 한 야당의 편을 든 흔적이 분명히 드러난다. 그리고 정 의장은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당시 여당 원내대표에게 서류 통보만으로 의사일정을 변경했다. 여당이 반발할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정 의장은 정기국회 개회사에서도 사드 배치 결정과 관련해 야당의 편을 드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국회 파행은 앞으로도 재연될 수 있다. 정 의장은 '맨입' 발언이 문제가 되자 '여야 간 협상과 타협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지만, 변명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
이제 여야 모두 한발씩 물러나 국회부터 정상화할 때다. 여당은 국정감사장으로 돌아가고 이 대표는 단식을 풀어야 하며 정 의장은 '편파 진행'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민생'을 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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