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진설계 갖춰 끄떡없어요" 아파트 분양 '지진 마케팅'

전단지·플래카드마다 강조, 상가 내진 여부 문의 껑충

얼마 전 경주를 강타한 강진 여파로 대구 부동산 시장에도 지진 마케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상가 매매 전단에 내진설계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얼마 전 경주를 강타한 강진 여파로 대구 부동산 시장에도 지진 마케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상가 매매 전단에 내진설계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지난주 5층짜리 상가 건물 매매를 의뢰받은 공인중개사 A씨는 홍보 전단에다 '내진설계'란 문구를 큼지막하게 써 붙였다. 경주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한 뒤 사회적 관심이 지진에 쏠린 만큼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최근 잇따라 강진이 발생한 뒤 불안감이 커졌다. 예전에는 아예 그런 문의가 없었는데, 최근엔 내진 설계와 관련한 물건 정보를 묻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고 했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 '지진 마케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을 뒤흔든 경주 강진 이후 시민 관심이 지진에 안전한 부동산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역 부동산 매매시장은 물론 아파트 분양에까지 '내진설계'란 문구가 속속 등장하는 등 지진 마케팅이 한창이다.

박미영 공인중개사는 "경주 지진 이후 일반 상가를 살 때도 내진설계 여부를 문의하는 고객이 많다. 팔기를 희망하는 건물주도 내진설계를 갖춘 건축물임을 강조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귀띔했다.

지진 마케팅은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등장했다. 지역 한 건설사는 분양 중인 경북 칠곡군의 한 아파트가 지진에도 끄떡없는 아파트란 점을 내세웠다. 해당 건설사는 "원래 고층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강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가 돼 있다. 최근 고객들이 지진 안전성에 대해 문의를 많이 해 오는 바람에 홍보물 등에 내진설계 문구를 삽입했다"고 했다.

달서구 한 지역주택조합 역시 지진에 견디는 아파트라는 게릴라 플래카드를 곳곳에 내걸었다. 이곳 관계자는 "통상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내진설계를 갖추도록 돼 있다. 최근 지진이 화두가 되는 바람에 내진설계를 부각시키면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한편, 대구지역의 내진설계 의무규정은 1988년에 도입됐다. 당시에는 내진설계 의무적용 대상이 6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만㎡ 이상의 건축물이었으나, 1995년에 6층 이상 또는 1만㎡ 이상으로 확대됐으며 2005년부터는 3층 이상 또는 1천㎡ 이상이 대상이었다. 그리고 2015년 9월부터는 3층 이상 또는 500㎡ 이상인 모든 건축물에 대해 내진설계를 의무화했다.

대구시 건축주택과는 "1988년 이후 지어져 현재 사용 중인 대부분의 아파트와 고층 건물은 내진설계가 적용돼 규모 5.0~5.9 수준(진도 6~7)의 지진까지 견딜 수 있다"며 "대구부동산정보조회시스템, 경북부동산정보조회시스템을 통해 확인하고 싶은 건축물의 지번을 입력하면 건축물의 내진설계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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