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승기] 현대차 '2017 3세대 i30 1.6터보 스포츠 프리미엄'

넘치는 힘, 세련된 몸, 날쌘 주행

지난 8일 출시한 현대차의 소형 해치백
지난 8일 출시한 현대차의 소형 해치백 '2017 i30'는 소형차 수준을 넘어선 강력한 주행 능력과 날렵한 외관 디자인으로 보는 재미와 달리는 재미를 함께 제공한다. 현대자동차 대구지역본부 제공

현대차의 소형 해치백 승용차 아이서티(i30)가 지난 8일 외관과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3세대로 새로 태어났다. 고속 구간에서는 높은 가속력을, 굽은 길에서는 민첩한 코너링을 보이며 소형차답지 않은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i30는 2007년 유럽 시장을 노리고 처음 출시됐다. 아반떼 HD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작은 몸집을 하고도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적용해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이번 3세대 i30는 전작보다 세련된 디자인에다 유럽에서 다듬은 주행 감각이 적용됐다.

27일 시승한 i30 1.6 스포츠 프리미엄은 현대차가 3세대 i30를 '핫 해치'라고 부르는 이유를 정확히 보여주는 차였다.

외관은 현대차의 패밀리룩을 반영한 전면부 육각 그릴 디자인과, 전작보다 납작하면서도 길고 날렵해진 보닛 라인, 지면과 수직으로 떨어지는 강렬한 인상의 그릴-전조등-에어커튼 라인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차를 만만하게 볼 수 없도록 했다.

또 현대차가 경쟁 상대로 삼고 있는 폭스바겐 골프와 비교하면 i30의 차체는 전장과 전폭, 휠베이스가 골프보다 다소 크고, 전고는 약간 낮았다. 이전의 i30가 '저렴한 소형차'라는 인상을 준 것과 달리 신차는 불필요한 라인을 없애는 대신 역동적인 모습을 강조한 덕분에 같은 회사의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과 외관을 견주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내부는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스포츠 버킷시트와 패들시프트가 달린 스티어링 휠이 이 차의 스포티한 주행 능력을 상징하고 있었고, 에어컨 송풍구 테두리와 센터페시아 테두리, 스티어링 휠, 안전벨트, 좌석 등 곳곳이 붉은색으로 코팅돼 있거나 같은 색깔의 스티치(바느질 선)로 강조돼 빼어난 스타일을 보여줬다. 내비게이션과 미디어 플레이어 등을 조작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차체에 매립된 것도 아니고 별도로 장착된 것도 아닌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센터페시아 위쪽에서 좌석 쪽으로 살짝 떠있는 듯한 모습이어서 이를 살펴보는 운전자의 안전성을 높여 준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30분가량 대구 북구 원대동 현대자동차 대구지역본부에서 신천대로와 앞산순환도로, 앞산터널을 거쳐 본부로 돌아가는 코스를 달렸다.

초반 가속력은 그리 강하지 않아 동급 소형차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정차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최대한 깊숙이 밟아 봤지만 5초 정도는 다소 벅찬 기색이었다. 언덕길에서도 정차 상태에서 충분한 속력을 내는 데는 약간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시속 40㎞를 넘기고 기어가 4단에 이르자 앞서와 자못 다른 양상을 보였다. 차는 차체 전체에 전달된 속력을 발판 삼아 점차 부드러우면서도 빠르게 속력을 높였다. 정차 때부터 시속 100㎞까지 속력을 높이는 데 10초 전후가 들었고, 시속 100㎞에서 180㎞까지 오르는 데는 6초가량이 걸렸다. 예상치 못한 속도감에 긴장감이 극대화되면서도 두근거림을 멈출 수 없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소형차답지 않은 이런 주행 능력은 신차의 파워트레인을 대폭 강화한 덕분이다. 이 모델의 1.6ℓ T-GDI 엔진은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m의 힘을 내며 기어는 7단 DCT가 적용됐다. 1천500RPM부터 풍부한 토크를 발휘하며, 변속이 비교적 빨라 날쌘 주행감을 제공했다. 또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수동 변속을 할 때는 좀 더 높은 속도감을 즐길 수 있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일반 모드로 주행 시 i30의 제로백(0~100㎞)은 10초대, 스포트(Sport) 모드로 주행할 경우 9초대에 도달할 수 있다.

유료도로 커브 구간에서는 일시적으로 제동을 거의 하지 않은 채 코너링을 시도해 봤다. 차체는 급격한 코너를 지나면서도 자세를 잃어버리거나 차로를 벗어나지 않은 채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달렸다. 섀시에까지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한 데다, 노면의 충격에도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는 가변적인 서스펜션(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을 적용한 영향이다.

다만 운전자와 동승자는 쏠림 현상을 크게 겪었다. 관성에 대한 상쇄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아 보였다. 그 대신 이 트림의 기본 사양인 '스포츠 버킷시트'가 몸 좌우를 받쳐줘 신체가 좌석을 벗어나는 일은 없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출시를 전후해 자사 소형차에도 중'고사양 엔진과 크루즈컨트롤, 후측방 차량 경고 등 안전'편의장치를 대거 적용하고 있다. 이날 시승한 i30는 '국산 소형차는 성능이 나쁘다'고 여겼던 편견을 완전히 없애 줬다. 사회 초년생이나 스포티한 소형차를 선호하는 청'중년층이라면 한 번쯤 이 차를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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