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류군 시신은 찾았지만… 수사는 점점 미궁으로

모녀 변사·아들 실종 사건…조씨 가족 평소 폐쇄적인 삶, 사인·사망 시기 의혹 눈덩이

경찰이 대규모 수색 7일 만에 류정민(11) 군의 시신을 찾았지만 모녀 변사 사건은 오히려 미궁에 빠졌다.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지만 사망원인 등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게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일단 변사 처리하며 수사를 마무리하는 분위기이지만 일가족 변사를 둘러싼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류 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듯

경찰은 류 군이 어머니 조모(52) 씨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류 군이 조 씨 발견 지점에서 불과 10㎞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고, 조 씨와 함께 집을 나선 날(15일) 입었던 옷차림과 동선이 일치하는 데다 뚜렷한 외상이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이제 남은 문제는 왜 거기 갔는지, 어떻게 갔는지 정도이다. 모자의 행적에 대해서 좀 더 수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찰은 29일 메모 형태의 유서에 대한 필적 감정 결과 류 군의 글씨가 맞다고 밝혔다.

◆큰딸 행적 모호

아파트에서 이불과 비닐에 싸인 채 발견된 큰딸 류모(26) 씨의 행적이 이번 사건에서 가장 의혹이 일고 있다. 부검 결과 이미 부패가 심해 사망 시기와 원인이 전혀 특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숨진 류 군의 경우는 학교에 다니지 않았지만 최근까지 교육청과 주민센터 직원들이 한 번씩 조 씨 집을 방문해 류 군을 확인했지만, 성인인 큰딸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아파트 주민들도 "큰딸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항상 아들과 다녔고 딸과 있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며 큰딸의 존재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큰딸의 시신에 대한 DNA와 독극물 검사를 의뢰했고, 결과는 3주 뒤 나올 예정"이라고 했다.

◆"가족에 도대체 무슨 일"

조 씨 가족에 대해 알고 있는 주변인도 거의 없었고, 현재로선 유서 존재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

조 씨의 동생(48)과 오빠(56)는 경찰 조사에서 "조 씨가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조 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고 큰딸의 시신을 오랫동안 은닉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 씨와 류 군이 숨진 동기를 확인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주변인을 대상으로 심리적 부검을 하려고 해도 조 씨 가족이 폐쇄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8년 전 이혼 후 따로 살고 있는 남편(56)과 둘째딸(25)도 조 씨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살고 있었지만 왕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진은 숨진 조 씨의 남편에게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혹시 집안에 모녀의 유서나 일기 등이 존재하는지 추가 수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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