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격화하는 시리아 사태를 해결할 실마리를 잡으려던 미국과 러시아의 험난한 협의마저 끝장나기 일보 직전에 놓였다.
임시 휴전이 실패하고 지난 한 주간 격전지 알레포 동부에서만 어린이 100명을 포함한 민간인 320명이 사망했지만 양국은 서로 무책임하다고 설전만 계속했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의 시리아 휴전) 논의를 중단하기 직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벌어지고 있는 폭격을 고려하면, 그곳에 앉아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비이성적"이라며 러시아와 시리아군이 반군 장악지역 알레포에 포탄을 쏟아붓는 상황에서 미국만 대화를 유지하려 애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시리아 상황을 보고받고 크게 우려하면서 폭력사태를 완화할 수 있는 추가 조처를 찾아보고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에서도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알레포 공습은 '악랄한'(barbarous) 것이며 러시아와 시리아에 "시리아 내전을 끝낼 특별한 책임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미국이 점점 더 강경한 발언으로 알레포 공격 중단을 비롯한 러시아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러시아 쪽에서는 변화의 기미 없이 미국이야말로 시리아에서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며 강공을 펼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미국이 시리아 온건 반군과 알누스라 전선(자바트 파테 알샴) 같은 테러조직을 분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을 가리려고 러시아에 비판 공세를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12일 미국과 러시아의 합의로 성사된 시리아의 임시 휴전은 일주일만인 19일 실패로 끝났고 이후 알레포를 중심으로 러시아와 시리아군의 공습과 지상군 포격이 이어지면서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알레포에서 숨진 민간인은 어린이 100명을 비롯한 320명에 달했고 부상자도 765명으로 집계됐다.
스티븐 오브라이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국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영상 연결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런 상황을 설명하면서 알레포를 "인도주의적 재앙의 무자비한 구렁텅이"라고 표현했다.
오브라이언의 보고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알레포를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정부군의 포위 등으로 사실상 갇혀 있는 주민은 86만1천200명으로, 지난번 내놓은 추산치 58만6천200명보다 50% 가까이 늘어났다.
반군 장악지역인 알레포 동부에는 25만 명 이상이 갇혀 있으며 그중 어린이는 10만 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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