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학진흥원의 변신…경영평가 '최우수 기관'

이용두 원장 취임 후 변화상…평가 담당자 지정 성과 관리

요즘 한국국학진흥원(이하 진흥원) 직원들이 일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원래 일을 잘했는데 지금까지 빛을 못 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진가가 이번 27개 경상북도 출자출연기관 경영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에 선정되면서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됐다.

그간 진흥원은 그 역할에 비해 경영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2014년 경북도 특별감사라는 내홍을 겪으면서 지난해에는 최하위 등급을 받아 기관의 위상은 물론 직원 사기까지 바닥을 쳤다.

2014년 9월 전임 원장의 갑작스러운 공백으로 원장 자리를 맡게 된 이용두(64) 전 대구대학교 총장은 '일하고 싶은 기관'으로 진흥원을 다시 태어나게 하려고 소매를 걷어붙였다.

이 원장은 "직원들이 매년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낮은 평가와 대우를 받아 이것부터 손을 댔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 평가 담당자를 별도로 지정해 개인 성과를 관리하게 했다. 이 기간 경북도의 경영 컨설팅까지 도움받은 진흥원은 개인 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기관 운영도 더욱 견고해졌다.

이 과정에서 진흥원은 지난해 10월 10일 308개 기탁처에서 맡긴 718종 6만4천226점의 유교 책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성공했다. 한국의 12번째 세계기록유산이자 경북 최초의 세계기록유산이었다. 진흥원은 발굴 작업을 멈추지 않았고 올해 5월 9일 기탁받은 편액 550점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지역 기록유산에 올렸다.

국학 자료는 보존성을 위해 보통 수장고에 보존하는데 이 원장은 이 자료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판단, 정보화 작업을 시작했다.

이 원장은 "국학 자료는 보존과 활용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불의의 사고로 자료가 훼손되거나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보화 작업이 꼭 필요했다"고 했다.

진흥원은 영남사림문집 1천300여 장 등 소장 고문서 4만여 점 이상에 대한 실물 스캔과 자료 정리를 했다. 이렇게 저장한 자료는 일반인도 쉽게 접근'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도 마련했다. 또한 이 사업은 문화산업 기반을 형성하는 사업과 연계해 유산일기 및 사행일기를 활용한 창작소재 은행과 고문서를 활용한 사이버 생활사 박물관 등에 활용했다.

올해는 진흥원이 개원 20주년을 맞는 해다. 이 원장은 진흥원의 역할과 업무 영역에 맞는 법적 지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진흥원이 경북도 출자기관이지만 국학을 연구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관이다"라며 "민간소장 기록자료를 안전한 계획에 따라 수집'보존해 후대에 넘겨주는 일이 국가 정책 속에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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