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0년 전 도난 보물 불화, 프랑스서 옥천사로 귀환

개인 소장자 '제2초강대왕도' 넘겨

40년 전 도난당한 경남 고성 옥천사 '시왕도'(十王圖)의 일부가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옥천사 시왕도 중 한 폭인 '제2초강대왕도'(第二初江大王圖)를 프랑스의 개인 소장자로부터 환수해 지난달 23일부터 불교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옥천사 명부전에 봉안된 시왕도는 10폭으로 구성된 불화로, 1744년 화승인 효안(曉岸)의 주도로 조성됐다. 그러나 '제1진광대왕도'와 '제2초강대왕도'를 누군가 훔쳐가 8폭만 남아 있다. 명부전에 있는 시왕도 8폭은 전각 내의 또 다른 그림인 '지장보살도'와 함께 2010년 보물 제1693호로 지정됐다.

이번에 우리나라로 돌아온 '제2초강대왕도'는 한 프랑스인이 1981년 서울 인사동 고미술상에서 구입한 뒤 프랑스로 가져가 35년간 보관했다. 그는 지난 5월 프랑스 국립기메박물관에 작품을 판매하겠다는 의사를 비쳤고, 기메박물관이 문화재청에 관련 사실을 알려왔다. 조계종은 중앙기록관에 보관된 서류에서 이 그림이 1976년 11월 12일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계종은 문화재청, 옥천사와 협력해 소장자를 설득했고, 소정의 기증 사례비를 주고 옥천사로 환수하는 데 합의했다.

시왕도는 '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預修十王生七經)을 근본 경전으로 해서 제작된 그림으로, 조선시대에 시왕신앙이 크게 유행하면서 많이 만들어졌다. 옥천사 시왕도는 한 폭에 시왕 1위가 묘사돼 있으며, 화면의 상단에는 시왕과 권속을 배치하고 하단에는 지옥을 그렸다. 이번에 환수한 '제2초강대왕도'의 '초강대왕'은 사망 후 14일 만에 만나는 왕으로 초강(初江)에서 망자의 죄를 심판하고, 초강을 건너는 망자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조계종 문화재팀 관계자는 "환수한 불화는 프랑스 소장자가 구매했을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을 만큼 상태가 양호하다"면서 "불교중앙박물관에서 면밀하게 점검한 뒤 안정화 기간을 거쳐 옥천사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의 일부가 환수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 그림도 보물 지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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