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세계 10대 장수국

조선조 27명의 임금 중 80년을 넘게 산 임금은 영조가 유일하다. 영조는 만 82년 5개월을 살다간 최장수 왕이었다. 태조 이성계는 영조보다 10년 이상 짧은 72년밖에 못살았지만 두 번째 장수 임금이다. 세 번째 고종은 만 66세밖에 살지 못했으니 조선조를 통틀어 70세를 넘긴 임금은 고작 두 명뿐이다. 70은커녕 조선왕들은 평균 46.1년밖에 살지 못했다. 태어나서 사망할 때까지 최고의 의료 혜택을 누린 왕이 이 정도였으니 일반 백성들이야 훨씬 짧은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요즘 세태로 보면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70세까지 살기는 예로부터 드물다)는 옛말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이 82.2세를 기록했다. 올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아이라면 평균만 살아도 조선시대를 통틀어 최장수 왕만큼 산다는 의미다. 이 정도면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장수국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 138개국 기대수명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이스라엘, 룩셈부르크와 더불어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81.5세로 13위였지만 평균수명이 늘고, 순위도 뛰었다.

그래도 아시아 선진국 중에선 꼴찌 수준이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최장수 국가 1'2위는 홍콩과 일본이 차지했다. 홍콩의 기대수명은 84.0세, 일본은 83.6세로 우리보다 1년 이상 길다. 싱가포르 역시 82.6세로 세계 6위다. 이들의 공통점은 우리보다 잘사는 국가라는 점이다. 부와 기대수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경제 수준이 높아질수록 오래 사는 것은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와 건강을 내세운 다이어트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홍콩이 세계 최장수국이 된 것은 온 국민이 즐기는 태극권과, 찐 음식, 차 문화가 균형 잡힌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건강 다이어트식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싱가포르는 높은 소득에 바탕한 예방치료의학 발달 덕을 봤다. 스페인,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 등 10위권에 든 유럽 국가들은 경제력과 지중해식 식단이 이유로 꼽힌다.

이들을 보면 우리나라가 장수국 순위를 높일 답이 보인다. 그냥 오래 살게 됐다고 만족할 것이 아니라 경제력도 키우고 건강 다이어트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우리나라라고 세계 최장수국 반열에 못 오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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