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대선판 뒤흔든 트럼프 세금논란…"세금회피" vs "적법한 납세"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세금 문제가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대선판에서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트럼프가 법망의 허점을 이용해 장기간 연방소득세 납부를 피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가 그동안 납세보고서 공개를 거부하면서 그동안 각종 의혹이 제기돼 왔으나, 이번처럼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이 언론에 의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익명의 독자로부터 제보받은 트럼프의 1995년 세금 기록을 근거로 트럼프가 그해에 9억1천600만달러(약 1조111억원)의 손실을 신고했으며 이에 따른 세금공제로 상당 기간 합법적으로 납세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금 전문가들은 부유층에 유리한 현행 세법 규정으로 볼 때 9억1천600만달러의 손실은 18년에 걸쳐 그만큼의 과세 가능한 수입을 상쇄할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비롯한 미 언론은 일제히 '폭탄'(bombshell)과 같은 충격적인 소식이라고 보도했고,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은 선거판의 관심이 트럼프의 알리시아 마차도(1996년 미스 유니버스) 비하 발언 및 섹스 비디오 논란에서 그의 세금 문제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납세 의혹이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닥친 최대의 위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당장 클린턴 측은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

클린턴은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 납세 의혹을 공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에 여러 차례 '잽'을 날렸다.

클린턴은 지난 2012년 트럼프가 자신의 트위터에 "정부 부채가 주체할 수 없는 수준임에도 미국인의 절반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썼던 것을 리트윗하며 "18년간 세금을 0달러 냈던 이가 하는 말치곤 꽤 재밌다"고 비꼬았다.

이어 "트럼프는 연방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으면서 가족들을 위한 400만달러의 세금 우대 조치를 원했다" "트럼프는 납세자들 덕에 수많은 사업에 돈을 펑펑 쓰고도 자신의 몫을 내지 않았다"고 공격했다.

이런 비판에도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트럼프는 회사와 가족, 종업원들을 책임지는 능력 있는 기업가로, 법적으로 요구되는 것 이상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서 "트럼프는 재산세, 취득세, 소비세, 토지세, 지방세, 국세 등 수억달러의 세금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가 얼마의 세금을 언제 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캠프는 또 "이번에 밝혀진 유일한 새로운 사실은 20년 전 세금 자료가 불법적으로 획득된 자료라는 것뿐"이라며 NYT를 고소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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