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자풀에 위탁한 기금 '쪽박'…시장 이자율보다 수익률 못해

추경호 의원 분석, 평균 2.8%…위탁하지 않은 곳 5.1% 수익

중소연기금 자산을 묶어 운영하는 연기금 투자풀의 수탁고가 20조원을 넘어섰지만 수익률은 시장이자율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추경호 의원(새누리당·대구 달성)이 2012년부터 4년 동안 65개 기금의 여유자금 운용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연기금 투자풀 위탁 비중이 높은 연기금의 수익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간 연기금 투자풀에 전혀 위탁하지 않은 연기금들의 수익률 평균은 5.1%였던 반면, 여유 자금 전액을 위탁한 연기금들의 평균수익률은 2.8%에 불과해 그 차이가 2.3%포인트(p)에 달했다.

특히 6개 사회보험성 기금 가운데 여유 자금의 가장 많은 비중을 위탁한 군인연금 수익률은 지난 4년간 2.3%로 2.6%인 시장이자율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45개 사업성기금을 분석한 결과 지난 4년간 시장이자율보다 낮은 수익률을 올린 기금은 19개에 달했다. 특히 국민건강증진기금, 낙동강'금강'한강수계관리기금, 과학기술진흥기금, 문화재보호기금, 청소년육성기금, 범죄피해자보호기금, 원자력연구개발기금 등 9개 기금은 지난 4년간 단 한 차례도 시장이자율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지난 4년간 기획재정부가 투자풀 운영기관에 지급한 보수는 총 1천6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쏠림 현상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위탁기금들은 안정적 수익을 지향해 채권형과 혼합형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기준 전체 수탁고 중 채권형이 9조4천652억원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혼합형이 7조2천705억원, 단기계좌인 MMF가 3조3천355억원을 차지하고 있는 데 반해 주식형은 1천467억원에 불과했다. 주식형 비중은 0.7%인데, 혼합형에 10% 정도 주식 투자가 포함된 점을 감안해도 전체 수탁고의 4%를 밑도는 수준이다.

추경호 의원은 "연기금 투자풀 위탁 연기금의 수익률이 저조함에도 1천억원이 넘는 보수를 지급한 것은 민간 투자회사의 배만 불린 것에 다름 아니라며, 정부는 연기금 투자풀 업체 선정부터 시작해 운용자산 비중의 결정, 수익률에 대한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재검토하고, 위탁한 기금의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찾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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