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은 없어도 결과 보고서는 푸짐하게'.
대구시가 주관하는 각종 축제들이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만 당초 취지나 실제 행사 내용에 비해 성과나 효과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시가 주관하는 축제는 연간 46개로 다른 시도에 비해 적게는 20~30% 정도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상당수 축제들이 실제 행사 내용보다는 관람'참가자 수나 경제유발효과 등이 부풀려져 있는 경우가 적잖은 실정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진행된 축제에 대한 성격과 성과를 제대로 평가해야 지속 및 추후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축제 개최에만 매몰돼 있다"며 "관 주도 축제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억원 투자로 경제파급효과 40억원
대구시 자료에 따르면 격년제로 열리는 대구건축문화비엔날레는 투자 예산의 20배가 넘는 경제파급효과를 자랑하는 대박 행사이다.
지난 2014년 비엔날레 축제에 들어간 시 예산은 1억9천만원이지만 경제파급효과는 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고용창출효과도 2천여 명에 달해 투자 대비 엄청난 효과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근거가 없고 고용창출효과는 행사 기간 동안 고용된 아르바이트생 숫자를 매일 더한 수치다.
대구시 관계자는 "일주일 동안 대구에서 열리는 비엔날레 행사에는 1천여 명 이상의 외지인들이 방문하는 만큼 어느 정도의 경제파급효과는 있다"며 "축제 평가 자료 근거에 대해서는 담당자가 바뀌어 자세히 알 수 없다"고 밝혔다. 2010년 기준으로 10억원을 사용했을 때 8.3명이 고용되는 게 우리나라 고용유발계수임을 감안할 때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수치다. 2014년 행사 축제 회계 정보 공개에 따르면 팔공산에서 열린 산중장터도 고용유발효과가 13만 명이라고 분석돼 있어 터무니없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행사 참가자 수도 부정확하다.
경상감영공원에서 해마다 열리는 '경상감영 풍속 재연행사'가 대표적이다. 대구시가 행사 기간(5~10월 사이 매주 토요일) 동안 집계한 관람객 전체 수(무료)는 2만5천 명이다. 하지만 하루 평균 700여 명, 행사 기간 동안 10만 명에 이르는 공원 방문자 수를 감안하면 '경상감영 풍속 재연행사'는 전체 공원 방문자의 30% 미만 정도 발길밖에 잡지 못했다는 계산이다.
대구참여연대 관계자는 "고용유발효과, 경제파급효과 등의 근거를 명확히 해서 수치화해야 하는데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효과와 성과를 평가하고 수치화하고 있다"며 "자치단체들이 전시성 치적에만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과에 대한 평가 없이 예산만 늘리는 대구시
대구시는 연간 축제 관련 예산을 지난해 130억원에서 올해 200억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가 많고 치맥축제 등 기존 행사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예산도 증액됐다"며 "새롭게 만들어진 축제는 1개뿐이며 늘어난 예산은 기존 축제 지원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증 없는 축제 지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대구시의 경우 15명으로 구성된 보조금 심의위원회에서 매년 대구에서 진행되는 1천여 건에 이르는 축제와 행사를 심사하고 있어 심층적인 검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구참여연대 관계자는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행사'축제의 성과와 효과는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뻥튀기된 부분이 많다"며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제3기관을 지정해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행사를 줄이고 예산 낭비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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