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식, 잘하면 藥 잘못하면 毒

식단은 현미·잡곡 위주로…과일·해조류도 먹어야

채소 식단 심혈관 질환 예방하지만

철분·아연·비타민D 결핍되기 쉬워

멸치·다시마·아몬드 충분히 섭취를

식물은 가공·조리하지 않고 먹고

과일·곡물은 껍질째 먹는 게 좋아

혈당 높이는 떡·국수는 피하도록

채식은 육류나 유제품을 먹지 않고 채소와 곡물, 과일, 견과류만을 먹는 것을 말한다. 채식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종교적인 이유가 있거나 동물 복지, 또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채식을 한다.

균형 잡힌 채식은 건강에 유익하다. 식이섬유와 불포화지방산, 마그네슘, 항산화 물질 등의 함량이 높은 채소 위주의 식단은 다양한 만성 질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우선 혈관 속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채소류에 풍부한 칼륨이 나트륨의 흡수를 막아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다. 혈당 수치를 낮춰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장 내 건강한 세균을 늘려 변비를 예방하고 체중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기미, 주근깨를 없애고 여드름도 예방해 피부미용에도 좋다.

그러나 잘못된 채식을 고집하면 건강을 위협받을 수 있다. 채식도 '지킬 것'은 지켜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

◆견과류 꼭 먹고, 햇빛 자주 쫴야

극단적인 채식은 오히려 영양 불균형을 일으켜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채소류 등 식물성 식품에 함유된 영양소는 동물성 식품보다 흡수율이 낮기 때문이다.

또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 중에는 식물성 식품에는 미미하거나 동물성 식품으로만 섭취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특히 임신부가 채식을 고집할 경우 철분 부족으로 빈혈이 오거나 태아의 뇌세포 발달을 지연시킬 수 있다. 어린이는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 등 필수 영양분과 에너지가 부족해질 수 있다.

채식으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는 철분과 칼슘, 필수아미노산, 엽산, 비타민 D, 비타민 B12 등이다. 철분과 칼슘은 채소류에도 풍부하지만 흡수율이 낮아서 부족해지기 쉽다. 따라서 칼슘이 많이 함유된 멸치나 다시마, 미역 등의 해조류로 보충할 필요가 있다.

필수아미노산과 아연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콩이나 아몬드 등 견과류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특히 채소로는 비타민 D를 섭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하루 30분 이상 햇빛을 쫴서 비타민 D가 합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물성 식품에 풍부한 비타민 B12가 부족하면 피로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보조제를 챙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복합 탄수화물 선택하고 껍질째 먹는 게 좋아

채식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싶다면 제대로 된 채식이 중요하다. 우선 현미밥 등 잡곡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면 좋다. 현미에는 각종 비타민, 미네랄과 섬유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영양 불균형을 막을 수 있다.

밥, 빵, 떡, 국수 등에 사용되는 정제 탄수화물은 혈당을 갑자기 높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비만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잡곡류와 콩류, 견과류, 해조류, 버섯류, 껍질째 먹는 과일 등 복합 탄수화물을 선택해야 한다. 영양분의 균형을 위해서도 잎채소뿐만 아니라 줄기, 뿌리, 열매채소나 과일, 해조류를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식물은 되도록이면 가공하거나 조리하지 않은 상태로 먹고, 곡물의 껍질에도 영양소가 많으니 통째로 먹는 것이 좋다. 껍질에 남은 농약과 이물질이 걱정된다면 식초와 담금주를 섞은 물에 15분 정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씻어내면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

김은정 대구가톨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물 등 6대 영양소는 모두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들이므로 육류, 채소류 등 어느 하나 빠뜨리지 않고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식이 가장 좋다"면서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균형식을 하되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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