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화점 문 열기도 전에, 온통 '신세계' 천지

신세계 간판 내건 신천동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신세계백화점이 12월 문을 열 예정인 가운데 신세계백화점 후광효과를 보려는 식당, 부동산, 유흥업소 등 다양한 업체들이 신세계라는 간판을 앞다퉈 내걸고 있다.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신세계백화점이 12월 문을 열 예정인 가운데 신세계백화점 후광효과를 보려는 식당, 부동산, 유흥업소 등 다양한 업체들이 신세계라는 간판을 앞다퉈 내걸고 있다.

대구 동구 신천동에선 이미 신세계가 문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과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올해 12월 오픈 예정이지만 그에 앞서 식당, 부동산, 유흥 등 다양한 업태에서 신세계라는 간판이 내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 전문가들은 "신세계백화점 브랜드의 후광효과를 보려는 업종에서 앞다퉈 신세계라는 상호를 쓰고 있다. 나이트클럽이나 유흥주점들도 신세계 간판을 내걸 정도로 광범위하게 쓰인다"고 했다.

'신세계' 상호가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단연 부동산 관련 업종이다. 신세계백화점 입점은 초대형 개발 호재인 데다 브랜드 가치가 높아 부동산사무실부터 오피스텔, 원룸에 이르기까지 신세계 이름을 내건 건물이 10여 곳에 이르고 있다. 공인중개사 박모(46) 씨는 "신세계백화점 주변으로 기존에 없던 신세계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 소규모 주거형 시설이 다수 생겨나면서 일대 공인중개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간판이 신세계"라고 했다.

백화점과 공생하는 서비스 업종에서도 신세계 간판이 자주 눈에 띈다. 백화점 주변 의류 수선실 등은 수개월 전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아직은 수선 수요가 그리 많지 않지만 향후 신세계백화점이 문을 연 뒤 파생되는 일거리를 선점한다는 의미에서 일찍 영업에 나섰다"고 했다.

나이트클럽, 주점 등 유흥업소도 서둘러 신세계 상호를 달고 있다. '우리 가게에 오면 신세계가 열린다'는 의미에서 유흥업소들은 유난히 신세계라는 상호를 좋아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세계 간판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정작 신세계백화점 측은 관대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샤넬 등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가 영세 상인들이 차용한 브랜드까지도 문제 삼아 간판을 내리도록 조치한 것과는 달리 어느 정도 묵인하고 있는 것.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 상호를 무단으로 사용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신천동 일대에는 대부분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신세계 간판을 쓰고 있다 보니 현재로선 제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서 신세계가 한없이 너그러운 것만은 아니다. 사안이 큰 경우에 한해선 신세계 상호를 쓰지 못하도록 한다. 일례로 지난해 동대구역 서편에 신축한 '동대구○○○' 아파트가 있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이 단지는 분양 초기에만 해도 '신세계○○○'이란 간판을 달았다. 하지만 '신세계○○○'으로 적힌 대형 현수막이 아파트 외벽에까지 걸리자 신세계백화점 측은 브랜드명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결국 이 아파트는 '신세계○○○'에서 '동대구○○○'로 이름이 바뀌었다.

지역 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 신천동에는 더 많은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라며 "브랜드명이면서 의미도 좋기 때문에 부동산, 유통업, 요식업 등에서 신세계 간판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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