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우면서 즐기는 답사여행] 영천

'충의지사' 정몽주 모신 서원에 500살 은행나무가 지켜

임고서원은 위기에 처한 나라의 국운을 바로 세우고자 죽음으로써 절의를 지킨 정몽주 선생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조선 명종 8년(1553) 고향에 건립했다.
임고서원은 위기에 처한 나라의 국운을 바로 세우고자 죽음으로써 절의를 지킨 정몽주 선생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조선 명종 8년(1553) 고향에 건립했다.
팔공산 오백나한을 모신 거조암 전경.
팔공산 오백나한을 모신 거조암 전경.
운주산승마체험장.
운주산승마체험장.

#정몽주 기리며 조선 명종 8년 건립

#은행나무에 정화수 놓고 기도하면

#병자가 소생한다는 이야기 전해져

예부터 이수삼산(二水三山)으로 불린 영천(永川)은 금호강과 신녕천 합수머리(永를 파자하면 二+水)에 위치하며, 북에 보현산, 서엔 팔공산, 동에는 운주산이 그림같이 솟아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충절의 고장, 포도, 돔배기(상어를 천일염에 간을 하여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 한약재 시장으로 유명하며, 최근에는 별빛마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인심이 넉넉하고 풍광이 아름다워 살기 좋은 고장이다. 오늘은 임고서원, 팔공산 거조암, 운주산승마장으로 떠나본다.

◆임고서원(臨皐書院)

임고서원은 자호천과 임고천이 만나는 영천시 임고면 양향리에 있다. 경부고속도로 영천나들목에서 시청소재지를 지나 69번 지방도를 따라 자양댐 방향으로 25분 정도 달리면 만날 수 있다. 영천이 낳은 인물 중 가장 유명한 정몽주를 모신 서원이다.

고려 말 문신이자 삼은(三隱) 중 한 분인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 1337~1392)의 본관은 영일(迎日)이다. 5부학당을 세워 후진을 양성하고 향교를 세워 성리학의 기초를 정립한 분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시조 '단심가'를 다시 읊어 보면 굳건한 그의 충절을 느낄 수 있으리라. 우리가 본받아야 할 하늘의 별이 된 만고의 충의지사(忠義志士)이다.

이 서원은 위기에 처한 나라의 국운을 바로 세우고자 죽음으로써 절의를 지킨 선생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조선 명종 8년(1553) 고향에 건립했다. 이후 중건, 정화 및 정비를 하여 포은유물관, 영상실, 충효관(10실의 숙박시설 완비)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서원 입구에는 높이 약 20m, 흉고직경 5.95m의 수령 약 500년 되는 웅장한 은행나무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이 나무에 정성껏 차린 음식이나 맑은 정화수로 정성을 다해 기도하면 부녀자는 자식을 얻고 병자는 소생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서원에서 약 10분 거리에는 작년 말에 새롭게 조성된 생가도 있다.

#고려시대 목조건물로 사료가치 커

#영산전 안에 오백나한의 천태만상

#인간사의 희로애락'다양성 보는 듯

◆거조암(居祖庵)

거조암은 팔공산 뒤편 은해사에서 신녕면 쪽으로 약 8㎞에 있는 아담한 암자다. 원효대사가 창건한 뒤 진평왕 13년 혜림법사와 법화화상이 영산전을 건립하여 오백나한을 모시게 되면서 영험한 나한 기도도량으로 널리 알려졌다. 국보 제14호인 거조암 영산전은 여러 해 전 해체 수리 때 발견된 묵서명(墨書銘)에서 홍무(洪武) 8년(1375)에 건립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로써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안동 봉정사 극락전, 예산 수덕사 대웅전과 함께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고려시대 목조건축물로 인정되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크다. 또한 수덕사 대웅전과 함께 백제계 고려 건축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영산전 건물은 막돌허튼쌓기(다듬지 않은 돌을 수평으로 놓아 쌓되 수평줄눈이 직선으로 통하지 않게 흩트려 쌓은 축단)한 기단 위에 정면 7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에 주심포건축이 독특하다.

영산전 안에 보관된 후불탱화인 영산탱은 붉은 바탕에 호분(유공충, 조개류 따위로 만든 흰색의 가루)으로 선만 희미하게 그렸을 뿐 청'흑색을 극히 적게 사용하여 붉은색이 많은 것이 특이하다. 조선시대 불화들은 통상 청, 황, 적, 백, 흑의 다섯 가지 원색을 주조로 하나 이 탱화는 다른 탱화와 색감이 많이 다르다.

거조암의 백미인 오백나한(526구)은 영산전 안에 안치되어 있으며, 화강암을 깎아 만든 뒤 호분을 입히고 얼굴과 머리에 칠을 했다. 오백구가 넘는 나한은 표정과 자세가 같은 것이 없고 천태만상의 표정을 하고 있다. 인간사의 희로애락과 다양성을 표현한 듯하다.

#황강리 운주산 자락에 자리 잡아

#삼림욕과 승마 함께 즐길 수 있어

#자세 교정'허리 통증 감소에 효과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국내 최초로 삼림욕과 숲생태체험, 승마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은 영천시 임고면 황강리 운주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완만한 산골짜기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자연휴양림은 73㏊ 면적에 리기다소나무 숲 속에 운주산장, 다목적구장, 물놀이장, 10개의 야영장을 갖추고 있다. 누구나 언제든지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휴양림과 승마장은 별개의 시설이지만 근접해 있어 같이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이며 예약은 사용하고자 하는 월의 전월 1일 오후 1시부터 인터넷(http://www.unjusan.co.kr)으로 예약해야 한다.

영천 서북에 위치한 신녕면은 조선시대 지방역원의 중심인 장수역이 있던 곳이다. 그래서 영천을 말(馬)의 고장이라 부른다.

승마를 하면 자세 교정에 큰 도움이 되고, 특히 허리와 척추, 고관절과 골반 등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크다고 한다.

휴양림 입구에 조성된 승마장은 실내승마장, 실외승마장, 외승로와 마사를 갖추고 있다. 실내승마장에서는 20분 정도 정해진 트랙을 도는 승마체험도 가능하다.

승마체험비는 어른 2만원, 청소년 1만5천원, 초등학생은 1만원이다. 주로 어린이만 탈 수 있는 조랑말 체험은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다. 자연에서 말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는 자연치유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tip

▶임고서원, 거조암은 입장료가 없으며 주차공간도 넉넉하다.

▶재미삼아 가볼 만한 곳: 영천 북안 돌할매, 할배집-지극한 정성으로 정중하게 합장 삼배하고 아무 생각 없이 둥근 돌(10㎏)을 들어 처음보다 무겁게 들리거나 들리지 않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임고서원 앞에 있는 운주식당(054-335-9789)은 오래된 전통에 정갈하고 가격이 저렴한 식당이다. 40명 정도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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