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헐·극혐·노잼·안물… 스마트폰 많이 쓰는 초교생, 줄임말 더 쓴다

신조어·줄임말 한글파괴 심각…52% "짧고 간단해 자주 사용"

'헐' '극혐' '노잼' '안물'….

대구 초등학생 대부분이 신조어와 줄임말을 사용해 생활 속 한글 파괴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교육정보원은 올해 570돌인 한글날을 맞아 지난달 8~20일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1천859명을 대상으로 '신조어'줄임말 사용에 대한 실태 및 의식 조사'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설문 대상 초등학생 중 96.9%에 해당하는 1천801명의 학생이 신조어'줄임말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자주', '매번' 사용한다고 답한 학생은 807명(43.4%)을 차지했다.

초등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줄임말 1위는 '헐'(황당하거나 어이없을 때 내는 감탄사)이 차지했고, 안물(안 물어봤다), ㅇㅇ(알았다), 응 아니야(듣기 싫은 이야기를 받아치는 말), 노답(답이 안 나온다), 개이득(아주 큰 이득), 핵노잼(하나도 재미가 없다), 극혐(혐오하는 정도가 심함) 순이었다.

이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짧고 간단해 사용하기 편해서'가 52.6%로 가장 많은 응답률을 보였고, '친구들이 사용하니까', '습관이 돼서'가 뒤를 이었다.

학생들의 신조어'줄임말 사용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친구'가 32.9%를 차지해 가장 많은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휴대전화(26.5%), 인터넷(19.5%), TV 프로그램(8.1%) 등도 신조어'줄임말 사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조사 결과 학년이 높아질수록, 하루 1시간 이상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일수록 신조어'줄임말 사용 빈도가 높았다. 또 부모님이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을수록 학생이 신조어'줄임말을 사용하는 빈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대구교육정보원 관계자는 "가정에서 부모 간 존댓말 사용을 통해 학생들이 바른 언어 습관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며 "학교 현장에서는 친구끼리 건전한 또래 언어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지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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