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장님! 방조하시면 안됩니다" 국립 안동대 '비리 종합大'

사무국장, 관용차를 개인 사용…음주운전 기사 퇴직후 재계약

5일 오전 안동시 송천동 안동대학교 정문에서 장용수(75) 전 안동대 체육학과 교수가
5일 오전 안동시 송천동 안동대학교 정문에서 장용수(75) 전 안동대 체육학과 교수가 '총장님! 양궁선수들의 훈련비를 부정집행한 범죄자들을 방조하시면 안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빗속 시위를 벌였다. 김영진 기자

국립 안동대가 몹시 흔들리고 있다. 관용차를 개인차처럼 사용한 현직 안동대 사무국장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는가 하면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퇴직한 총장 운전기사가 결격 사유에도 불구, 재채용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칠순의 전 안동대 교수가 9년 전에 벌어진 비리의 진상을 밝혀달라며 5일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안동대가 총체적 위기 국면에 빠져들었다는 우려가 나오는 중이다.

◆끝없는 비리 시리즈

안동경찰서는 5일 안동대 A사무국장을 배임 혐의로 불러 3시간가량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출석을 요청했지만 A사무국장은 무응답으로 일관하다 출석기일 마지막 날인 5일 출석했다. A사무국장이 이날도 출석하지 않으면 경찰은 체포영장을 신청, 강제수사에 나설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혐의를 확인하는 대로 A사무국장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A사무국장뿐만 아니다. 안동대는 운전면허가 취소돼 직권면직된 직원을 5일 만에 계약직으로 재채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1988년 3월 안동대학교에 관용차 운전기사로 들어온 A(60) 씨는 2012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면허가 취소됐다. 국가공무원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해당 직급'직위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격증의 효력이 없어지거나 면허가 취소돼 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때는 공무원 신분을 박탈해 공직에서 면직된다. 이에 A씨는 2012년 8월 9일 직권면직에 따라 퇴직 처리됐다.

하지만 5일 뒤인 8월 14일부터 A씨는 테니스장 관리자라는 신분으로 안동대에 다시 출근하기 시작했다. 불명예 퇴직한 직원이 일주일도 안 돼 계약직으로 특혜 채용된 것.

A씨가 채용되기 전까지 다른 사람이 테니스장 관리자로 일하고 있었지만, A씨를 위해 또다시 계약직 자리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의 한 시민단체 간부는 "지역 유일 국립대에서 연일 민망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지식의 상아탑이라고 하는 대학이 낯부끄러운 짓만 일삼아 지역 망신을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동대 관계자는 "테니스장 관리자가 필요하기도 했고 계약직이라서 채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칠순 전 교수의 1인 시위까지

"2007년 특수훈련 중 사망한 안동대 양궁부 학생의 죽음과 교수들의 체육부 공금 유용을 밝혀주세요."

안동대학교 소속 양궁부 선수 사망의 진실과 해당 감독의 입시 비리, 체육부 공금 유용을 밝혀달라고 촉구하는 1인 시위가 5일 안동대 정문 앞에서 열렸다.

장용수(75) 전 안동대 체육학과 교수는 이날 오전 '총장님! 양궁선수들의 훈련비를 부정집행한 범죄자들은 방조하시면 안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2시간 동안 빗속 시위를 벌였다.

장 전 교수는 "2007년 8월 17일 안동 길안면 한 저수지에서 특수훈련을 앞두고 당시 1학년 양궁부 학생이 물에 빠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운동부 지도자는 선수들이 훈련하는 장소에 항상 같이 있어야 하지만 당시 감독 교수는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일과 관련, 안동대는 당시 코치에 대해 책임을 묻고 해임 조치했지만 감독 교수는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골프를 친 감독 교수가 수영 전문가였는데 현장에 있었다면 절대 이런 일이 없었다. 코치가 다 덮어쓰고 해임됐다. 게다가 당시 체육부장이던 내가 특수훈련 인가를 해준 적이 없는데 허위 서류를 만들어 인가받은 훈련인 것처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체육부 예산을 일부 교수와 코치들이 결재권자의 서명과 도장을 도용하는 방식으로 수천만원이나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여러 문제에 대해 (장 전 교수가) 거론하고 있는데 조사 과정에서 안동대 교수들이 처벌받은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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