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대회 성공 경험 살려, 글로벌 관광·문화도시로 앞서간다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성공개최 1주년

지난해 10월 개최된 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폐막식 모습. 문경시 제공
지난해 10월 개최된 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폐막식 모습. 문경시 제공
국제대회 선수 숙소로 처음 등장해 큰 호평을 받았던 캐러밴 선수촌.
국제대회 선수 숙소로 처음 등장해 큰 호평을 받았던 캐러밴 선수촌.

지난 5일 문경시민운동장. 문경 시민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문경시체육회와 문경문화원이 주최한 '문경시민체육대회 및 문경문화제'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열린 것. 지난해 이맘때 문경에는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열렸다. 행사는 자연스럽게 대회 성공 개최 1주년을 기념하는 자리가 됐다.

문경시민지원위원회를 창립해 쌈짓돈으로 20억원 가까운 성금을 보태고 시민 모두 자원봉사자를 마다하지 않았던 개최 도시 문경 시민들은 그날의 감동과 자부심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웃음꽃을 피웠다.

지난해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문경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관광'스포츠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문경새재 등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관광자원 개발에 본격 나서고, 체육시설을 활용한 산업단지 개발 등 세계군인체육대회를 문경 경제활성화로 이어가고 있다.

◆국제행사의 본보기가 된 대회 성과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는 '저비용 고효율' 대회로 대회 성과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문경 대회는 향후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의 본보기가 됐다. 1995년 제1회 이탈리아 로마 대회 이후 참가국 117개국, 선수단 7천45명, 경기 종목 24개 등 역대 최대 규모였지만 예산은 '반의반'도 들지 않았다.

문경 대회의 예산은 1천653억원. 국비 50%, 지방비 30%, 마케팅 수익 20%로 구성됐다. 특히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ISM) 대회 최초로 마케팅 수익이 산정돼 개'폐회식 입장권을 판매하고, 대회 기념주화를 발행했다.

실제 전 대회인 브라질의 경우 약 2조1천400억원이 들었다. 문경은 브라질 대회의 8%에 불과한 초저예산으로 대회를 치른 것. 또 인천 아시안게임(2조2천억원) 대비 7.4%, 광주 U대회(6천190억원)의 26% 수준에 불과했다. 인구 7만8천 명의 작은 도시 문경에서 초저예산으로 성공대회를 이룬 비결은 민'관'군이 협력해 시설과 인력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지혜와 전략을 모았기 때문이다.

문경은 경기장을 하나도 짓지 않았다. 24개 종목을 위한 경기장 31개를 모두 대구경북의 기존 시설을 활용했다. 문경의 국군체육부대 시설을 중심으로 문경 인근 8개 시'군이 문경 행사에 큰 도움을 줬다.

인천과 광주 대회의 경우 시설비 비중이 각각 70.6%, 53.9%인 반면 문경 대회는 11.3%였다.

선수촌도 짓지 않았다. 문경은 대회 최초로 캠핑용 캐러밴형 이동식 숙소를 선수촌으로 만들었다. 문경시는 아파트를 짓지 않고 캐러밴을 개조해 대회기간 동안 빌려 사용했다. 캐러밴 1대당 2천650만원에 350대를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1대당 1천650만원에 분양한 뒤 이를 조직위가 다시 3개월 사용 조건으로 1대당 1천만원에 임차한 것. 분양자는 저렴한 가격에 분양을 받고, 조직위는 선수촌 시설비와 사후 관리비용 부담을 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본 것이다.

선수촌을 지을 경우 약 800억원의 예산이 들지만 문경은 35억원으로 선수촌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캐러밴형 선수촌은 외국 참가자들로부터 "내부 시설도 좋고, 캠핑장 같은 분위기까지 느껴져 최고의 시설"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서포터스의 활약도 호평을 받았다. 참가국별로 100~200명의 서포터스단을 구성해 예비역 장군, 퇴직 외교관 등이 직접 단장을 맡아 각 나라 선수들의 입국부터 응원은 물론 한국문화 체험까지 도맡아 지원했다. 2만 명이 넘는 지역 주민들과 1만여 명의 학생, 일반 자원봉사자들도 문경 대회 성공의 주인공들이었다.

또 문경시는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성공리에 마무리한 공로로 '상복'까지 터졌다.

세금바로쓰기납세자운동은 문경시가 국'도비 확보와 효율적인 예산 집행으로 부채를 갚아나가고, 문경 대회를 빚 없이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이유로 최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했다.

12개 분야 24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범시민사회단체연합도 고윤환 문경시장에게 '좋은 자치단체장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글로벌 관광'스포츠 도시 전지훈련 메카 도약

대회 이후 문경에는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공영형 국가스포츠단지가 가시화되고 있다. 문경의 스포츠복합도시 조성은 문경의 관광과 기업 유치 못지않게 지역 경제 살리기와 국가 엘리트 체육의 발전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문경시가 그리는 스포츠 복합도시는 국군체육부대 주변에 호텔이나 콘도, 골프장, 서바이벌 시설 등을 고루 갖춰 스포츠와 레저, 엔터테인먼트가 복합된 공영형 국가스포츠단지이자 국제적 전지훈련의 메카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그 핵심은 바로 국군체육부대. 국군체육부대는 태릉선수촌의 5배 규모로 국가 엘리트 체육의 요람이다. 건립비 3천940억원으로 호계면 견탄리 일대 150만여㎡에 실내훈련장 18동, 실외훈련장 10동, 실내육상장 1동, 선수 숙소 등 29개 동과 다수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1만2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메인스타디움은 4개 면의 축구장, 근대5종 복합경기장, 사이클 벨로드롬을 갖추고 있다. 국제규격 경기장은 축구 등 22개 하계 종목과 아이스하키 등 5개 동계 종목을 치를 수 있다.

특히 14개 종목 동시 훈련이 가능한 V자형(연장 520m) 국내 최대 실내훈련장, 세계 유일의 근대5종 전용 실내경기장, 세계 정상급 수준의 꿈의 트랙인 '몬도트랙' 등은 문경의 국가스포츠단지 계획의 가장 큰 추진 동력이 되고 있다.

실제 국군체육부대는 문경 대회 성공 개최 이후 국내외 선수단의 동계 및 하계 전지훈련장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 들어 국군체육부대 24개 종목 171개 팀 2만8천974명, 시민운동장 정구 18개 팀 746명, 씨름 34개 팀 1천539명, 육상 5개 팀 816명 등 총 3만2천75명이 전지훈련차 문경을 다녀갔다.

문경은 국군체육부대 시설 외에도 정구와 씨름 등 전략 종목의 경기장 인프라와 크고 작은 대회를 유치해 스포츠 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씨름과 정구는 문경이 메카로 꼽힐 만큼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기업들의 둥지로 재탄생하는 선수촌

선수촌 부지는 시청 내 기업유치 전담조직을 만들어 전국 최고의 기업하기 좋은 도시 문경을 만들기 위해 신기 제2일반산업단지로 조성하고 있다. 생산시설용지 28만7천여㎡를 8개 단지로 나눠 전자부품, 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종 등이 들어선다.

국군체육부대와 문경대학 인근에 있는 신기 제2일반산업단지는 주변 경관이 좋고, 중부내륙고속도로 점촌함창IC 및 문경새재IC에서 각각 12㎞, 10㎞로 교통 여건과 접근성이 좋은 장점을 갖고 있다.

연면적 3천500여㎡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 선수촌 본부동은 입주기업 근로자 숙소나 편의시설로 활용된다.

특히 본부동 내에 입주하는 바이오테라피연구소는 백두대간 천연자원을 활용한 뷰티'헬스케어 기능성 바이오 테라피제품 개발로 테라피-힐링-관광 휴양이 연계되는 한국형 바이오테라피산업을 문경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신기 제2일반산업단지의 기업 유치가 최종 완성되면 문경을 대표하는 산업단지로 자리매김해 지역 경제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문경시는 대회 개최 후 남은 재산을 활용해 국군체육부대 인근에 기념공원을 조성한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기념공원을 통해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성과를 낸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창조 행정'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스포츠시설을 갖춘 국군체육부대와 문경을 찾는 연 600만 관광객들에게 문경의 위상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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