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줌마 보세요. 식당에 앉자마자 혼자 휴대폰 보고 있어요. 애를 봐야지 휴대폰을 보면 어떡해요?" "그건 양반이야, 애가 찡얼거린다고 두 살밖에 안 된 아이에게 휴대폰을 주면서 우리 아이는 벌써 게임을 할 줄 안다고 자랑이잖아." "자칫 저렇게 게임만 하다가 유사 자폐현상이 올 수도 있는데 엄마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나 봐요."
"투정 부린다고 아이에게 아이스크림부터 안긴다거나 아님 어린아이에게 엄청 화내는 걸 보면 엄마 아빠가 되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 부모가 되기 위해 배워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하긴 우리도 얼마나 아이에게 못할 짓을 많이 했는지." "샘도 아이에게 잘못한 게 있나요? 샘은 교육자잖아요."
"알고 보면 교사나 교수 집안이 더 허점이 많아. 아이에게 권위적이고, 대화하기보다는 가르치려 하고 무엇보다 부모의 생각을 은근히 강요할 때가 많아. 영남에 '사'자 들어가는 직업 가진 부모의 자식들, 다 스트레스가 많아." "하하, 우리 부모님은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전집류를 한 방 가득 채우고 제가 천재가 될 거라는 기대를 하셨대요. 근데 전 한글도 제일 늦게 뗐어요."
"엄마 손잡고 함께 서점 가서 한 번에 한 권씩 책 고르는 재미를 놓쳤구나. 그러니까 넌 아이 생기면 꼭 그렇게 해." "자신 없어요. 아이 얼굴 볼 시간도 없을 걸요. 사는 게 전쟁인데 애 낳아서 잘 기를 자신이 도무지 없어요." "요즘 애가 애를 키운다는 말을 실감하는데 그건 부모 잘못이 아니야. 핵가족을 넘어 혼자 밥 먹고 술 먹는 홀로 가정이 반을 넘어설 지경이니, 부모 되기 위한 고립과 고독의 사회적 환경을 해소하는 장치가 필요한 거야."
"어떻게 하면 되죠? 돈 없어서 결혼도 못하는 세상인데 덜렁 아이 낳아서 잘 키우지도 못하는 환경이라면 누가 부모 되려고 하겠어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서로 '사회적 부모' 되어주기 운동을 한다고 들었어. 마을에서 부모들이 함께 모여 서로 자녀 이야기를 하고 내가 지니지 못한 부모의 역할을 다른 엄마가 해 주는 거지. 그리고 그 엄마도 다른 아이와 놀아 주며 부모가 되어 주고."
"대구에도 이미 하고 있는 공동육아와 비슷한 거네요? 개인이 아이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서 아이를 함께 돌보는 개념이잖아요?" "맞아, 그 개념이 폭넓게 확산되는 거지. 한 아이를 키우는 데 마을이 필요한 거니까, 이렇게 바쁘고 복잡한 세상에서는 훌륭한 부모보다 사회적 부모 연결망을 만드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아이같이 순수함을 지닌 부모들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세상, 애가 애를 키워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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