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보는 이의 '취향을 저격'하는 쌍방향성 소'중형 광고판이 생활 곳곳에 자리 잡을 전망이다. 2054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속 시대 묘사처럼 행인의 나이와 성별, 취미 등 특성을 간파하고, 모션 인식이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더해 행인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형태의 옥내'외 광고 매체가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행인 얼굴 인식해 맞춤형 광고 제공, 3D'증강현실 광고 도입 눈앞에
이를 가능케 할 기술이 바로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다. 디지털 사이니지란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Digital Information Display'DID)를 이용한 광고 기기다. 기기와 멀리 떨어진 관제센터에서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광고 내용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대구에서는 패스트푸드점의 메뉴 보드나 편의점의 광고판, 카페의 벽면 광고'메뉴판 등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아직까지 디지털 사이니지는 대부분 일방형이거나 간단한 반응형이다. 사진 슬라이드쇼(미리 입력한 사진을 번갈아 재생)나 동영상에 소리를 곁들인 광고를 시간대별로 노출하는 것이 기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자가 터치스크린에 뜬 특정 메뉴를 누르면 이와 연관된 다른 화면이나 정보를 보여주기도 한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곧 쌍방향 매체로 발전할 전망이다. 중앙 서버에 어떤 콘텐츠를 탑재하느냐, 어떤 웹사이트와 연동하느냐에 따라 사진'동영상 재생, 웹서핑, 음성'얼굴 인식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페 테이블에다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하면 손님은 직원을 부를 필요 없이 주문을 마친 뒤, 일행과 함께 간단한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디지털 사이니지는 TV와 인터넷, 모바일에 이은 제4의 미디어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행인의 얼굴을 카메라로 인식해 성별'나이대에 맞는 광고를 보여주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IT 업체인 인텔 역시 행인의 나이와 성별, 광고 주시 시간을 측정하는 디지털 사이니지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3D 디스플레이에 영상을 재생하거나 증강현실(AR)을 활용하는 기술, 실제 공간에 영상을 쏴 가상의 물체를 투영하는 홀로그램 방식도 개발되고 있다. 삼성, LG 등 국내외 기업들은 화면을 터치하는 대신 손가락이나 펜 등을 공중에서 인식해 명령을 입력하는 '3차원 공간 터치' '플로팅 터치' 등의 기술을 개발 중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규모가 2014년 1조9천억원에서 매년 13.4%가량 성장해 2020년에는 4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옥내'외 광고를 디지털 사이니지가 급격히 대체하고 있는 만큼 삼성과 LG도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인천공항에 280장 규모 멀티비전 설치, 대구 (주)어펙시스템
대구에서는 LG전자로부터 디지털 사이니지 관련 기기 및 운영 프로그램 개발 자격을 공인받은 ㈜어펙시스템(대표 조용호)이 이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동구 신암동에서 LG전자의 시스템 에어컨 등을 유통'설치해 온 어펙시스템은 지난 2월 DID 제어 기술과 LG전자의 사이니지 전용 프로그램 개발 기술을 갖춘 전국 유일의 'LG전자 사이니지 솔루션점'으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LG전자의 웹 오에스(Web OS) 3.0을 기반으로 하는 사이니지 솔루션을 개발했다.
멀티비전 스크린은 수많은 디스플레이에서 재생하는 영상을 완벽히 동시에 재생해야만 보는 이가 이를 한 화면으로 인식해 위화감을 느끼지 않는데, 어펙시스템은 이런 과제를 문제없이 온전히 수행해냈다.
다른 많은 디지털 사이니지 업체가 개발 따로, 설치 따로인 것과 달리 어펙시스템은 시스템 개발과 콘텐츠 제작, OLED 패널 설치, 네트워크 시공 등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는 곧 가격 경쟁력 확보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민간에서 주로 쓰는 32인치 규모 디지털 사이니지 한 대는 그 형태가 벽면 디스플레이냐, 키오스크(독립된 스탠드 위에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소형 구조물) 형태냐에 따라 재료비 수준인 최소 20만~100만원 선에 공급한다.
그 대신 어펙시스템은 콘텐츠(사진'영상'웹) 디자인과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부가 수익을 얻는다. 음식점이라면 메뉴를, 병원이라면 진료'행사 내용을 수시로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이런 부담을 어펙시스템이 덜어주면서 일정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부바스 등 10여 개 지역 외식업체와 병원 등이 전광판'메뉴 보드에 이 회사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도입했다. 최근 대구 동구청과 북구청도 기존의 민원인 안내판을 디지털 사이니지로 대체해 층별 부서 안내와 정부'지방자치단체 사업 홍보를 동시에 하고 있다.
어펙시스템 조용호 대표는 "디지털 사이니지는 광고'홍보 기기일 뿐만 아니라 행인의 이목을 끌 수 있고 인테리어 기능까지 갖춘 차세대 시각 장비"라며 "앞으로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 곳곳에 지역 기술력으로 만든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해 뉴욕 타임스퀘어와 같은 장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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