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로 곳곳 '달리는 시한폭탄' 위험한 단풍 관광

전국 대형 버스 교통사고 집중…10, 11월에 전체의 20% 발생

14일 오후 울산 울주군 서울산 IC 회차로 인근에서 국과수 직원들이 13일에 발생한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대형 교통사고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울산 울주군 서울산 IC 회차로 인근에서 국과수 직원들이 13일에 발생한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대형 교통사고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승객 20명 중 10명이나 목숨을 잃은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사고로 본격적인 단풍철 여행길 나서기가 두려운 지경이다.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40여 명이 탑승하는 대형 버스는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짜인 여행 일정에 맞추려고 과속이나 난폭'졸음운전을 하다가 참사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 '달리는 시한폭탄'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연중 가을철에는 대형 버스를 이용해 단체 관광에 나서는 관광객이 많아 사고 위험이 상존한다.

◇역대 최악의 대형 버스 참사…주로 행락철에 집중

2010년 7월 3일 오후 1시 17분쯤 인천시 중구 운서동 인천대교 요금소에서 인천국제공항 방향으로 약 500m 지난 지점에서 24명이 탑승한 고속버스가 도로 아래 공사현장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2009년 12월 16일 오후 5시 40분쯤 경주시 현곡면 남사리 남사재 주변 925번 지방도에서 승객 등 31명을 태우고 경주 방향으로 달리던 관광버스가 30여m 언덕 아래로 굴러 18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했다. 2004년 10월 20일 오후 3시 45분쯤 강원 평창군 용평면 속사2리 신약수 인근 8번 군도에서 관광버스가 도로 옆 15m 아래 숲 속에 추락, 단풍관광객 15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2003년 10월 21일에는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 도립공원 청량산 매표소 부근진입로에서 관광버스가 40여m 아래 협곡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단풍 관광길에 나섰던 19명이 숨졌다.

◇"버스 운전자 안전교육'사고 시 행정처분 강화해야"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대형 버스 교통사고는 2천282건으로, 이 중 가을철인 10, 11월이 전체의 20.9%를 차지했다. 5건 중 1건은 가을 행락철에 발생하는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행락철인 10월에는 과속 단속 적발도 다른 달보다 훨씬 많다. 이처럼 과속 차량과 교통사망 사고가 연중 10월에 집중되는 이유는 단풍철 들뜬 분위기에 편승한 과속이 빈번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다 단풍 행락철에는 개인 차량을 이용하기보다는 대형 버스를 이용한 단체 관광객이 많다 보니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

교통안전공단 정관목 교수는 "경부고속도로와 유사한 사고 시 승객을 신속히 대피시킬 수 있도록 대형 버스 운전자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이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대형 사고를 낸 버스 업체와 운전자에 가혹할 정도의 행정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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