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변화·조직 안정 '두 토끼' 몰이…삼성라이온즈 감독·단장 교체

김 감독, 3년 총 9억에 계약…홍 단장, 내부 승진 인사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가 변화를 택했다. 2016 시즌 9위에 그친 삼성은 15일 감독과 단장을 모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두 자리 모두 내부 승진 인사로 채웠다. 조직을 안정시키면서 변화를 꾀하겠다는 선택으로 읽힌다. 이번 선임의 구체적 의미를 짚어봤다.

◆삼성 새 감독은 김한수 코치, 변화 위해 선택한 카드

삼성은 15일 김한수(45) 1군 타격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애초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류중일 감독이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한 업적이 있는 만큼 재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은 전격적으로 사령탑을 교체했다. 김 감독의 계약 조건은 3년 총 9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김 감독은 전임 류 감독처럼 선수 생활과 지도자 생활을 모두 삼성에서 한 '삼성맨'이다. 서울 광영고와 중앙대를 졸업한 뒤 1994년 삼성에 입단,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삼성의 주전 3루수로 이름을 날렸다. 골든글러브만 6차례 받을 정도로 탁월한 수비 실력과 준수한 타격 솜씨를 선보이며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8년 이후 삼성의 타격코치 역할을 맡아왔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은 데는 내 책임도 있어 마음이 무겁다. 류 감독님께도 죄송하다고 전화를 드렸다"며 "젊고 활력이 넘치는 팀 컬러를 새로 구축하는 한편 유망주를 육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꼽혀온 인물 중 한 명이다. 다만 류 감독이 이번에 지휘봉을 놓게 돼 애초 예상보다 일찍 감독 자리에 올랐다. 김 감독은 그동안 착실히 지도자 수업을 받았고 팀 내 사정에도 밝아 위기에 빠진 팀을 추스르는 한편 변화를 모색하기에 적합한 인선이라는 평가다.

◆새 단장은 홍준학 구장지원팀장, 프런트에도 변화 예고

이번에 삼성 단장도 새 얼굴로 교체됐다. 안현호 단장이 물러나고 홍준학(51) 구장지원팀장이 그 자리에 앉았다. 홍 단장도 김 감독처럼 삼성에서만 일해온 '삼성맨'. 대구영신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뒤 1990년 삼성에서 선수 지원 업무를 시작으로 홍보팀장, 마케팅팀장, 구장지원팀장 등을 거쳤다.

프로야구단의 양대 축은 선수단과 프런트. 그룹 고위층이 선수단 수장인 감독뿐 아니라 프런트 수장인 단장까지 교체한 것은 올 시즌 삼성의 부진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주축 선수의 이탈과 외국인 선수의 부진 등 올해 삼성의 부진은 상당 부분 프런트의 책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프런트가 류 감독의 발목을 잡았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

홍 단장은 프런트의 전문성 강화, 2군 코칭스태프 개편과 경산볼파크 시설 개선을 비롯한 선수단 지원 체계 재구축 등 적지 않은 과제를 떠안게 됐다. 지역 출신인 홍 단장이 취임, 지역사회와 삼성의 유대·협력 관계가 강화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삼성이 그동안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번에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한 지역 야구계 인사는 "물론 그룹 고위층의 의사를 거스르긴 어렵겠지만 홍 단장이 지역과 삼성 사이에서 교두보 역할을 잘 해주면 좋겠다"며 "그것은 삼성이 팀을 재건, 야구 열기를 되살리고 흥행몰이를 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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