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푸른 잔디, 벤치에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커피를 들고 자유롭게 거니는 도심 속 공원, 그 속에 자리 잡은 그림 같은 대구시청 신청사를 한 번쯤 그려 보았는가?
대구시청 청사에 관한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3대 도시의 시청사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좁고 어수선하다. 대구시민으로서 자존심이 상한다는 말도 나온다. 이제는 한 식구가 본관과 통합별관으로 반반 나누어지고, 행정부서와 경제부서가 완벽히 이분되어 대구시장 아래 두 부시장이 따로 살림을 차리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눈에서 멀어진 식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멀어져만 갈 것이고, 협업과 소통은 더욱 아득해질 것만 같다. 대구의 경쟁력도 따라서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대로는 정말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참에 현재의 시청 본관을 모두 통합별관 자리로 이전하고, 대구의 중심지인 시청 본관 터를 대대적으로 재개발하여 대구의 센트럴파크로 조성하고, 이곳에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50층 규모의 복합청사를 건립할 것을 제안한다.
청사 주변에 시민을 위한 넓은 잔디광장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조성하고, 호텔과 면세점, 각종 먹거리와 쇼핑, 유통과 레저, 금융이 원스톱으로 가능한 공간, 교육과 보육, 전망대 등을 두루 갖춘 업무에서 휴식까지 한 곳에서 가능한, 대구에서 가장 편리하고 쾌적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시청이 재탄생하는 것이다. 청사 건립에 필요한 재원은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호텔, 쇼핑몰 등 민간 개발 수익금으로 충당하도록 하고, 시설관리와 운영을 전문기업에 맡긴다면 사업 타당성은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예전 어느 지방자치단체가 문화복지행정타운을 표방한 대규모 시청사를 지었다가 호화청사 건립이라는 여론의 비난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어떠한가? 청사와 잔디광장을 시민에게 개방하여 오히려 시민을 위한 최적의 문화체육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시민들은 이를 매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프랑스를 방문하면 반드시 들른다는 파리시청사의 경우, 웅장하고 아름다운 시청 건물뿐만 아니라, 시청 광장의 회전목마와 스케이트장, 각종 먹거리와 문화예술 공연 등을 볼 수 있다. 이곳에 오면 언제나 매력과 활기가 넘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연중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빈다.
이웃의 경상북도 신청사만 하더라도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제대로 표현한 건축물"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인근의 문화자원과 연계한 관광지로 각광받아, 올해 3월 개청 이후에만 16만 명, 누적방문객이 53만 명에 이르는 등 명실상부한 경북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에도 광교 신청사 건립 로드맵을 확정 발표하며, 2020년까지 경기도민의 요구와 바람을 완벽하게 충족할 수 있는 선진국형 원스톱 통합청사를 건립한다고 한다.
대구시도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대구시민과 공직자들이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큰 틀에서 가능성을 열어 두고, 폭넓은 의견수렴을 시작해야 한다. 물론 이처럼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지역 간 협의 등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있겠지만, 편리하고 아름다운 시청사 건립과 함께 새로운 대구의 역사를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준다고 생각하면 저절로 힘과 의지가 샘솟는다. 대구의 미래가 될 아름다운 대구시청 신청사가 기다려진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