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꽉 찬' 대구국제오페라축제…티켓 판매 늘고 객석 점유율 95%

'김영란법'으로 초대권 사라져도…인지도 향상·조기 예매 할인 덕분

'김영란법'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던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당초 예상과 달리 순항하고 있다.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으로 대형 공연에 초대권이 없어지면서 '노 쇼'(No-Show: 초대권을 받고도 공연장에 오지 않는 관객)가 원천 차단되면서 빈 객석이 줄어들고 입장권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김영란법 시행 직후인 지난 6일 개막한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일 입장 티켓 판매액은 2천866만6천원으로 2015년 개막일 티켓 판매액 2천674만9천원에 비해 200만원가량 늘었다. 객석도 95% 이상 찼다. 지난해 개막작이 오페라 흥행보증수표이자 초대형 작품인 '아이다'이였던 점과 올해 개막작이 비교적 소형 작품인 '라보엠'인 점을 고려할 때 더욱 예상 밖의 결과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공연계, 특히 대형 공연인 오페라와 뮤지컬이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김영란법은 공연산업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은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초대권을 최대 10%(136석)에서 최대 1%(14석)로 대폭 축소하면서 공짜 표가 사라지자, 무료입장권을 얻지 못한 사람들이 직접 표를 구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구 공연계에서는 태풍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김영란법이 '미풍'(微風)이 된 첫 번째 이유로 오페라 저변 확대를 꼽는다.

지금까지 대구시가 14회에 걸쳐 국제오페라축제를 펼쳐왔고, 연중 다양한 오페라 공연, 갈라 콘서트, 세계무대에서도 손색 없는 대구 성악가들의 수준 높은 공연이 펼쳐지면서 관객층이 두텁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특히 전국의 타 도시에서 '오페라' 하면 '대구'를 떠올릴 정도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외지 관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분석한다.

두 번째 이유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김영란법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축제 개막을 세 달가량 앞둔 7월 19일부터 약 3주간 이번 축제 5개 메인 오페라 작품에 대해 '조기예매 티켓 할인 이벤트'를 실시했다. 실제로 '오페라는 비싸다'는 일반 인식과 달리 실제 1만원(300석), 2만원(250석)짜리 티켓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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