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 '전자계측기 비리' 내부 가담자 더 있나

납품업체 대표 독단적 행동 주장…경찰 "수억원 혼자 챙기기 힘들어 다른 임직원들 관련 여부 수사중"

저가의 전자계측기를 고가로 둔갑시켜 포스코 포항제철소'포스코건설 등에 납품한 업체 대표와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포스코건설 간부가 구속(본지 6월 29일 자 9면'10월 10일 자 8면 보도)된 가운데 의혹이 커져만 가고 있다.

납품업체 대표가 고용된 사람이어서 실소유주가 처벌을 교묘히 피해갔다는 지역 상공인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는 데다, 포스코건설 간부에 대해서도 "혼자서 2억원이 넘는 돈을 챙기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 상공인은 "납품회사 실소유주는 따로 있는데 월급쟁이 사장이 모든 죄를 다 안고 가는 것 같다"며 "실질적 책임을 밝히는 경찰조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남부경찰서는 지난 7일 포항제철소에 들어갈 전자계측기 라벨을 위조한 뒤 값싼 제품을 납품, 1억9천만원가량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납품업체 대표 김모(44)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포스코건설 간부 허모(52) 씨에게 납품단가를 미리 제공받는 대가로 2억350만원을 줬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경찰은 허 씨가 "독단적으로 수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 챙겼을 리가 없다"며 다른 임직원들의 관련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은 추가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주총이 코앞에 다가왔는데다 포스코건설은 500명이 넘는 직원들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건설 직원들은 사건 진행을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입찰정보를 미리 알고 내용을 흘려준 뒤 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허 씨의 독단적 행동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허 씨가 단독범행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긴 하지만 또 다른 내부가담자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돈의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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