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굶기고 버리고 때리고…'살려달라' 말 못하는 동물 학대 많다

잔혹한 방법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사례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멀쩡히 살아있는 고양이를 쓰레기 봉지에 담아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버리기는 가하면 키우는 반려견을 굶겨 아사 직전까지 방치하기도 한다.

"살려달라"는 말 한마디 못하는 동물을 학대하고도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는 현실에 전문가는 "생명존중에 대한 재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5일 밤 충남 천안 서북구 성정공원 근처에서 고양이가 앞발과 뒷발이 묶인 채 100ℓ짜리 쓰레기 봉지 안에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조금만 늦었으면 질식사할 가능성도 높았다.

지난 7월에는 경기 성남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빈방 바닥에 쓰러져 숨만 겨우 붙어 헐떡이는 생후 3개월 시베리안허스키 강아지가 발견됐다. 집주인의 보살핌을 받은 지 오래된 듯 강아지 주변은 쓰레기와 오물 투성이었다. 당시 경찰과 성남시로부터 신고받고 현장에 출동한 동물자유연대는 구조된 시베리안허스키가 최소 1주일 이상은 밥을 먹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자신이 기르던 개한테 공격을 받아 생명이 위독한 길고양이를 그대로 방치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인 경우도 있었다.

작고 연약한 동물들은 인간들의 분풀이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전북 전주 완산구의 한 중화요릿집에서 아르바이트하던 박모(35) 씨는 사장이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가게에서 키우던 애완견 말티즈 한 마리를 데리고 나와 틈만 나면 학대했다.

박 씨는 수시로 애완견 머리와 눈, 귀 부분을 손으로 내려쳤다. 말티즈 눈은 벌겋게 충혈됐고 양쪽 귀에는 시퍼런 멍이 들었다.

이 밖에 지난 9월 경남 김해에서는 키우는 진돗개를 8개월가량 매일 2, 3차례에 걸쳐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찬 개주인(45)이 입건됐고, 그 이전 달에는 개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 살아있는 개를 흉기로 죽인 도살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16일 "동물을 생명체로 존중하는 태도가 약하다 보니 별다른 죄의식 없이 동물을 대상으로 한 가학적인 행동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면서 "법망을 정비해 동물 학대자들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동물보호와 생명존중 교육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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