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알이 무더기로 나온 비슬산 인근에는 유독 용과 관련된 전설이나 일화가 많다. 그 가운데서도 용연지에 얽힌 얘기가 유명하다. 비슬산 자락인 옥포면 반송리의 천 년 고찰인 용연사 바로 밑에 큰 못이 있었다. 이 못은 길이를 잴 수 없을 정도로 수심이 깊어 주민들은 아무리 극심한 가뭄이 들어도 논물 걱정을 하지 않고 살았다.
어느 날 평온한 마을에 큰 재앙이 닥쳐왔다. 외적이 쳐들어온 것이다. 못을 가운데 두고 마을 주민들과 외적들이 대치하게 됐다. 외적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직접 외적과 맞닥뜨려 싸워야 할 용기있는 주민들이 필요했다.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일이라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외적의 공격이 거세지자 마침내 7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마을을 지키겠다며 나섰다. 결국 이 청년들 덕분에 마을을 외적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싸움에 나선 청년들 모두가 못에서 전사하고 말았다.
용들이 죽은 후 못의 물이 마르기 시작해 몇 년 만에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농사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주민들은 7명 청년들의 원한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매년 영혼제를 크게 지내주기 시작했다. 그제야 못의 물이 다시 불어나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언제부터인가 그 못에는 7마리의 어린 용이 살기 시작했다. 죽은 청년들이 용이 된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용이 성장, 마을의 가뭄, 홍수, 화재 등 각종 재앙이 생길 때마다 해결해줬다.
세월이 흘러 용이 승천할 때가 됐다. 일곱 마리의 용들은 서로 먼저 올라가려고 큰 싸움을 벌였다. 다툼 끝에 네 마리의 용만 승천하고 나머지 세 마리는 계속 남아 싸웠다. 이 때문에 다시 마을은 흉년이 들고 전염병이 돌아 사람이 죽어나가는 등 피폐해져 갔다.
어쩔 수 없어 주민들은 큰 바다로 나가 용왕님께 빌고 빌었다. 용왕은 그의 아들인 이무기를 못으로 내려 보내 남은 용들을 죽였다. 주민들은 죽은 용들을 위해 성심껏 제사를 모셨다. 다시 마을에 평화가 찾아왔고 주민들은 죽은 용들을 위해 절을 지었다. 이 절을 용의 못이라는 의미에서 용 용(龍) 자에 못 연(淵) 자를 더한 '용연사'(龍淵寺)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