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57) 씨는 지난 2005년부터 10년간 매달 9만9천원을 납입하고, 이후 5년간 나눠 받는 연금저축에 가입했다. 만기를 다 채우고 지난 4월부터 연금을 받는데 월 수령액은 24만8천860원이다. 애초 가입 당시 김 씨가 기대했던 월 수령액은 당시 공시이율 연 7.5%를 적용한 33만원 정도였다. 연금저축으로 '노후 대비를 해볼까' 하면 기대했던 김 씨는 주식투자로 은퇴 후 삶을 준비하기로 했다.
저금리 시대에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던 연금저축이 실제 수령액은 '쥐꼬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금저축 가입자들의 월평균 수령액은 28만원에 불과했다. 1인당 최소 노후생활비(월 99만원)의 28%에 불과한 수치다. 연금저축은 5년 이상 가입하면 만 5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개인연금상품이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연금저축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연금저축 가입자가 지난해 수령한 연금 총액은 1조3천595억원(약 41만 건)이었다. 계약당 연평균 연금 수령액은 331만원으로 월평균 28만원꼴인 셈이다.
특히 연간 연금 수령액이 200만원 이하인 계약이 20만4천 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200만원 이상∼500만원 이하를 받는 계약이 31.1%(12만8천 건)로 뒤를 이었다. 연간 1천200만원 이상(월평균 100만원 이상) 연금을 받는 계약은 3.2%(1만3천 건)에 불과했다.
국민연금과 연금저축을 모두 가입해도 월평균 수령액이 61만원에 그쳐 국민연금연구원이 조사한 1인 기준 최소 노후생활비(99만원)에 턱없이 모자라는 금액이다.
연금수령 기간도 6.4년(확정기간형 계약)에 불과해 평균 기대수명(82세) 대비 매우 짧았다. 55세에 연금저축을 수령하기 시작하면 61세까지만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연금저축 적립금은 2015년 108조7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지만 2013년(13.9%), 2014년(12.2%)에 이어 증가폭이 갈수록 둔화하는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금리에 수익률을 추구하는 소비자 요구에 맞춰 투자기능이 강화된 연금저축상품 개발을 독려하겠다"고 했다. 금감원은 아울러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과 협의해 세제혜택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연금저축은 장기 투자상품이므로 사전 상담을 통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은행별로 연금저축에 대한 수수료율이 다르므로 가입 기간, 납입금액 등을 고려해 적합한 상품을 비교 선택하는 것이 필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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