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월배신도시 주민들이 열악한 도로 여건 때문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도로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입주가 시작돼 출퇴근 시간이면 심각한 교통 정체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게다가 도로건설 계획만 있고 실제 사업 추진은 매우 더뎌 언제 교통 불편이 해소될지 짐작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2004년부터 달서구 유천동과 대천동, 월성동 일원에 조성 중인 월배신도시는 현재 2만5천여 가구, 11만 명의 주민이 사는 대규모 택지지구다. 앞으로 5천 가구가 더 입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도로 건설은 하자세월이어서 신도시 일대는 거의 교통지옥이나 다름없다. 통상 택지지구 개발은 도로 등 기반시설을 먼저 확보하지만 이곳의 경우 도로 계획만 해놓은 상태에서 아파트를 짓고 입주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대구시가 재정 부족을 이유로 2006년 계획한 도로 건설을 늦잡치면서 빚어진 결과다.
문제는 이런 교통대란이 언제 해소될지 기약조차 없다는 점이다. 당초 대구시는 2천381억원의 예산을 들여 9개 구간, 총연장 6천94m의 도로를 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계획 수립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들어간 예산은 고작 478억원에 불과하다. 1개 구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구간은 모두 설계'보상 등 사업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도로는 편의'근린생활시설과 달리 주민 일상과 밀접한 기반시설로 동맥이나 마찬가지다. 월배신도시처럼 10만 명이 훨씬 넘는 주민이 거주하는 곳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도로가 있어야 할 곳에 아직 길이 뚫리지 않아 많은 차량들이 특정구간으로 몰리면 교통정체는 피할 수 없고 그만큼 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는 떨어지게 된다.
대구시는 내년에 335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월배신도시 교통문제 해결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의 사업 추진은 주민 고통만 연장시키는 일이다. 거주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땅값이 계속 오를 경우 보상금 문제 등 더 큰 난관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어려운 재정 여건이지만 도로 확충에 예산을 집중하고 주민 불편을 덜어주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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