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시장님! 대구를 위해 뭔가 큰 거 한 건 해주셔야죠."
올해, 총선(국회의원 선거)-영남권 신공항-사드 정국-경주 지진 등 지역의 굵직한 사안(사건)들을 겪으며 권영진 대구시장은 동정 소식을 제외하고, 언론보도를 통해 접하기가 뜸해졌다. 권 시장을 지지한 대구시민들은 '무탈하게 임기 잘 마쳐라'고 뽑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구를 위해 큰 거 한 방은 터뜨려줘야 한다. 야구에 비유하자면, 2사 만루 찬스에서 장타(2'3루타, 홈런) 한방 정도는 날려줘야 한다.
권 시장의 2년여 재임기간을 평가하자면, '그럭저럭'이라는 주변 얘기가 더 많다. 2014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250만 대구시를 대표하는 행정수장으로 뽑혀, 여러 모로 무난하다. 결국, '그럭저럭 잘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는 있다. 냉정히 보자면, 대구시 각종 행사 참석과 지역민과의 소통, 세일즈를 위한 해외 활동 등 열심히 시정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큰 업적이라 할 만한 것은 아직 없다.
◆관운(官運)을 타고난 권 시장
권 시장의 개인이력을 털어보자. 경북 안동이 고향이며, 1962년 12월생으로 아직 만 54세의 팽팽한 나이다. 안동에서 초'중학교를 다녔으며, 대구에서 청구고를 졸업했다. 대학은 고려대 영문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지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40대 중반의 나이에 1년여 동안(2006.7∼2007.12)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이 정도만 해도 관운이 터졌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며, 2008년(18대 총선) 서울 노원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당히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2010년 황조 근정훈장도 수상했다. 그리고 2년 전, 대구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서상기 전 의원, 조원진 의원,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의 4파전 경선에서 1등을 했으며, 본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를 꺾었다. 우리 나이로 치자면, 50대 중반에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 정도면 '관운'은 대한민국 최고 반열에 오를 만하다.
'운'도 실력이다. 권 시장은 18대 총선에서 이명박 정부의 '뉴타운 바람'을 타고, 야당의 텃밭인 '노원을'을 접수했다. 때 마침, 지난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하늘의 관운'이 그를 감쌌다. 김범일 전 대구시장 당시 걱정거리였던, 대구도시철도 3호선 지상철도 큰 문제없이 잘 개통됐다. 아직도 큰 탈없이 잘 운행되고 있다. 조해녕 전 대구시장이 '대구지하철참사'로 재선을 포기한 것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권 시장에겐 2년여 재임 동안 대구에 큰 사고나 자연재해가 없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구에 활력 불어넣고, 더 큰 꿈 꾸세요."
권 시장이 타고난 관운을 바탕으로 더 큰 꿈을 꾼다면,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환영할 일이다. 이번 4년 임기로 끝나든, 재선에 성공해 8년 동안 대구시 행정을 관장해도 좋다. 혹시 3선에 도전해 12년 꽉 채울 지도 모를 일이다. 재선'3선 뭐든 좋다.
하지만 권 시장은 '대구가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만들 막중한 책임이 있다. 250만 대구시민이 먹고 살 '카운터 펀치' 경제 아이디어도 좋고, 글로벌 기업 또는 해외 교육'의료기관을 대구로 끌고오면 더 좋다.
대구시의 현 활력을 10년 전과 비교해보자. 2007년 252만여 명의 인구가 2016년 현재 248만여 명으로 줄었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다며, 대구를 이탈하고 있다. 소비력은 아직도 왕성하지만, 생산력은 형편없는 지경이다. 지역 연고의 프로스포츠마저 맥을 못추고 있다. 그나마 유일한 자랑거리였던, 프로야구(삼성라이온즈)마저 올해는 10개 팀 중 9위에 그쳤다. 인천(292만여 명)에 밀려 이제는 '제3의 도시'(서울-부산-대구)로서의 자존심마저 잃고 있다.
밀양 신공항은 사실상 물건너 갔지만, '대구공항' 통합이전은 대구시민 전체의 하늘길 편리함이 충족해 줄 수 있도록 신속하게 추진해주기를 기대한다. 구 경북도청 자리에는 대구시청 별관이 임시로 들어가 있지만, 아예 대구시청 본청을 그곳으로 이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예산상의 문제가 있겠지만, 이곳저곳 눈치 볼 필요는 없다. 사실 그 자리는 관청이 있어야 할 자리다. 서울로 치자면 청와대와 같은 곳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권 시장은 대구에서 잘 해야, 더 큰 미래가 있다. 대구시민들도 권 시장이 재임기간 동안 대구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대한민국을 위해 더 큰 꿈을 꾸겠다면 적극 지지해 줄 것이다. 권 시장이 그럴 리는 없겠지만 '무난하게 임기를 채우자'는 생각에 그친다면 '관운'도 언제 떠날 지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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