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피란 예술가들 대구 모여
전쟁의 고통, 예술로 승화시켜
이중섭·구상 등의 대구살이
향촌동 예술가들 사랑·이별 다뤄
근현대 대구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향촌동을 조명하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이송희레퍼터리의 '향촌동 연가'가 25일(화)부터 30일(일)까지 대구 남구 대명동 빈티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향촌동이 주목받은 시기는 한국전쟁 때다. 수도 서울이 점령당해 낙동강 방어선 안 대구는 임시 수도가 됐고, 전국 팔도에서 대구로 수많은 피란민이 몰려들었다. 피란민 중에는 문학, 미술, 음악, 무용, 연극 등을 하는 예술가들도 있었다. 이들은 당시 대구의 번화가였던 향촌동 골목에서 전쟁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래서 당시 대구 향촌동은 한국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됐다. 전국을 떠돌던 화가 이중섭은 향촌동에서 그를 대표하는 여러 은지화 작품들을 남겼다.
한국전쟁 때 향촌동은 '문학인의 집결지'이기도 했다. 시인 구상을 비롯한 한국 문단의 중추적 인물들도 향촌동에 모여 한국 예술의 미학적 깊이를 심화하는 담론을 형성하기도 했다.
또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모인 만큼 장르 간 협업도 향촌동에서 이뤄졌다. 구상의 시집 '초토의 시' 표지를 이중섭이 그린 것이 한 예다. 이 밖에도 전란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다채로운 문화예술 활동이 향촌동에서는 계속 이어졌다.
연극 '향촌동 연가'는 이 시기 향촌동 예술가들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다. 제작진이 구술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기억 속에서 발굴한 청자다방, 강마담, 이중섭, 김동진(작곡가), 막걸리, 대폿집, 할매집, 현대식당 등 다양한 소재들이 바탕이 된다.
배우로 권경훈, 김민선, 안건우, 김일우, 손지형, 이송희, 안려원(아역)이 출연한다. 극본은 박세환이 썼고, 연출은 최재우가 했다.
일반 2만원, 대학생 1만5천원, 청소년 1만원.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6시. 053)626-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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