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에 건설 중인 도로가 보상금을 둘러싼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채 수년째 방치돼 있다.
대구시는 많은 보상금을 요구해 도로 준공이 어렵다는 입장이고 토지'건축물 주인은 60년 넘게 2대째 영업을 해온 상점을 옮길 수 있도록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20일 오후 2시쯤 대구 중구 태평로. 대구콘서트하우스(구 시민회관) 맞은편 지하상가에서 올라오니 태평로에서 북성로 방향으로 만들다가 만 도로가 눈에 띄었다. 좁은 골목길의 집을 허물고 아스팔트와 인도를 조성해 놓았다. 하지만 전체 60m 중 마지막 10여m는 여전히 건물로 막혀 있었다. 건물은 철제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안쪽에는 쓰레기로 가득했다.
이달 4일 중구청은 이 건물과 토지의 주인인 김모 씨 형제에게 건물과 토지 매입 협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중구청이 감정평가한 금액은 6억8천만원(토지 5억4천만원, 지장물 1억4천만원)이다. 앞서 8월 9일에도 같은 협의 요청을 보냈지만 김 씨 형제는 "상점 이전에 불가능한 금액"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이 도로는 2010년 대구시가 북성로 상가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폭 4m에서 10m로 확장할 계획을 세웠고, 2014년 1월 공사를 시작해 그해 6월 공정률 77%에서 멈췄다. 계획 당시에는 도로에 포함된 김 씨 형제 건물 일부만 철거할 예정이었다. 김 씨 형제도 이를 받아들여 건물 일부(6.8평)를 1억원에 매각하는 등 협조했다.
하지만 이후 안전 문제가 불거졌다. 낡은 건물 상태 탓에 전체 붕괴가 우려된 때문이다. 이에 시는 건물 나머지(28.2평)를 사들이고자 올해 9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보상 금액 차이로 합의점을 못 찾고 있다.
문제는 북성로 일대 땅값이 올라서 김 씨 형제의 상점을 옮길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김 씨 형제는 "아파트 등 집값 상승의 여파로 북성로 일대 건물값이 올라서 이전에 최소 10억원은 필요한데 행정기관이 제시한 금액은 6억8천만원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감정평가를 통해 나온 건물 가치보다 더 많이 보상해줄 근거가 없어서 김 씨 형제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이 도로는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막힌 북성로의 소통을 틔워서 일대 상가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공사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