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에 대비하라/김창준 지음/김원식 편저/라온 북 펴냄
미국의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지금까지 미국 정치계에서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유형의 인물이다. 그는 돌출적 발언과 특이한 시각, 최근에는 성추문 파문이 잇달아 터지면서 위기에 몰려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다. 미국 정치가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 안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에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준비된 시나리오'가 없다. 심지어 트럼프와 연결할 수 있는 정치인이나 경제인이 한 명도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만약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설령 트럼프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인들의 '정서', 즉 미국이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을 지키고 돌보느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는 '인식'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우리 눈에는 이단적이지만 '트럼프 현상'은 미국의 한쪽 얼굴이고, 미국인의 바람을 담고 있다. 트럼프 현상에 주목하고, 그 원인과 파생 효과를 분석한 후 대처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김창준은 1992년부터 미국 의회 연방 하원의원(103대, 104대, 105대)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미국에서 지난 100년 동안 이런 대통령 후보는 없었다. 우리는 지금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트럼프 돌풍이 갑자기 불어온 것이 아니다. 미국 국민들이 갖고 있는 기성 정치에 대한 불만, 정치체계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돌풍으로 나타난 것이다. 자국 이익 보호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한국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국민들도 세계 정세에 눈을 떠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한국 언론이 공화당이나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트럼프(현상)의 본질을 도외시한 채 미국 언론들이 주장하는 내용에만 주목하는 것은 잘못이다. 강 건너 불 보듯 볼 일이 아니다. 트럼프 돌풍은 단지 바람이 아니라 실체다. 우리는 이것을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트럼프 돌풍은 백인 중산층의 불만에서 기인한다. 제조업을 포함한 일자리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빼앗겼다는 생각, 불법 이민자 대책, 불안한 치안, 다른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자기네 세금을 쓰고 있다는 불만, 그러면서도 북핵 문제를 비롯해 뭐 하나 해결되는 게 없다는 생각 등 미국 중산층이 현재 '미국의 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 제품에 4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의 수출주도형 경제를 박살 내겠다는 의도를 숨기지도 않았다. 그래서 중국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까 봐 벌벌 떨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산이다. 중국은 트럼프를 싫어하지 않는다. 중국 언론사 환구시보가 3천330명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왜 그럴까?
많은 중국인들은 그의 뛰어난 사업 감각이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 문제에서도 실용주의로 옮겨갈 것이고, 결국 중국에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 게다가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을 지키는 데 지출을 줄일 것이 분명하므로 동북아시아에서 미국과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는 것이다.
책은 각종 추문과 말실수, 사업 비리 등이 터지고, 언론의 융단폭격이 있음에도 트럼프의 고정 지지층이 이탈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트럼프가 미국인의 절박한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202쪽,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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