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건설업계에 '권불십년'(權不十年)도 아닌 '권불오년'(權不五年)이 회자되고 있다.
대구 부동산 경기가 2010년 말 이후 이제 살아나는가 했더니 어느새 지난해 정점을 찍고 서서히 식어가는 우울한 현실상을 반영한다는 풀이다. 경기가 좋을 때 앞다퉈 인력을 충원한 건설 관련 업체들이 경비 충당 문제 등으로 운영 절벽에 직면하고 있다.
광고기획사 대표 A씨는 요즘 시계를 2년 전으로 되돌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대구 아파트 경기가 최고조에 이를 때 일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일손이 달려 직원 서너 명을 뽑은 게 지금은 회사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A대표는 "한창 호황일 때 연봉 5천만원씩 주고 기획자들을 스카우트해 왔는데, 지금처럼 일거리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선 손이 남아돈다"고 했다.
지역 건설사 한 임원은 "일을 많이 할 때 뽑아놓은 정규직들을 일이 줄었다고 내보낼 수 없는 노릇 아니냐. 새 사업 구상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대구 건설업계는 쏟아지는 주택 공급물량 등으로 심한 인력난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달성군 테크노폴리스를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이 봇물이 터진 데 이어 우후죽순 지역주택조합 방식의 분양이 이뤄져 분양 현장에 필요한 분양상담사와 도우미 등의 인력난이 심했다.
한 분양대행사 대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상당수 인력이 업종을 바꿨거나 전문인력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했다. 그런 상황에서 아파트 분양 호황기가 열리자 웃돈을 줘 가며 인력을 채용했는데 그게 이제는 독이 되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정부의 신규주택 공급규제와 대출심사 강화 등 지역 시장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2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주 대비 대구의 아파트값이 0.3% 내려 41주 연속 내려가고 있다.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이진우 소장은 "달성군 등 일부 아파트 공급 과잉지역에서 촉발된 주택 경기침체가 이제는 수성구 등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앞으로 시장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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