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버스터미널 이전터, 대구 시민에게 유익한 개발 필요하다

얼마 후면 대구의 고속'시외버스터미널 부지는 빈 땅으로 남게 된다. 모든 교통 시설이 올해 말 완공하는 동대구복합환승센터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대구시가 이전터에 대한 개발계획을 세우지 않아 당분간 놀릴 수밖에 없다고 하니 영 찜찜하다.

동대구고속버스터미널, 동부'남부시외버스터미널 등 3곳은 동구와 수성구의 요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부지가 텅 비게 되면 도심 공동화, 흉물화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지주들과의 협의 과정, 도시계획 변경 등을 고려하면 설령 개발이 되더라도 몇 년 이상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대구시가 일찌감치 개발계획을 준비하지 않은 것은 큰 실책이다. 환승센터 사업이 2012년에 시작됐는데도 이전터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고 하니 이 정도로 게으를 수 있을까 싶다. 뒤늦게 대구시가 지난 7월 교통연구원에게서 '환승센터 주변지역 활성화 전략 수립 용역' 결과를 받기는 했다. 그렇지만 알맹이 없는, 학술적인 제안 수준의 용역이었다. 교통연구원은 고속버스터미널 부지를 '창조지식 플랫폼'으로, 동부터미널 부지를 '문화복지 플랫폼'으로 설정했다고 하니,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베낀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제라도 대구시는 적극적으로 이전터 개발계획을 세우고, 지주들을 설득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지주들이 개발 방안을 제시하면 그제서야 논의하겠다는 자세는 그리 보기에 좋지 않다. 대구시가 교통시설에 대한 '도시계획 변경'이라는 막강한 칼자루를 쥐고 있는 만큼, 개발계획을 주도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만약 상업시설로 변경해주고 고작 개발 면적의 5~10%를 기부받는 방안은 특혜 시비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전터 주변에 녹지공간이나 쉼터, 주차장 등이 없는 만큼, 시민과 지주들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계획을 세우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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