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사전이 받아본 사실이 확인됐다.
JTBC는 24일 " 최 씨가 사무실을 비우면서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달라'며 두고 간 컴퓨터에서 44개의 박 대통령 연설문을 포함해 모두 200여 개의 파일을 발견했다"면서 "최 씨가 해당 파일을 받아본 시간은 박 대통령이 실제 연설을 하기 전이며, 공식 행사 연설문은 물론 국무회의 발언, 대선 유세문, 당시 대선후보 TV토론 자료 등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JTBC는 최 씨가 서울 강남 신사동에 위치해 있는 사무실을 비우면서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달라'며 두고 간 컴퓨터에서 44개의 박 대통령 연설문을 포함해 모두 200여 개의 파일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특히 "최씨가 연설문 44개를 파일 형태로 받은 시점은 모두 대통령이 연설을 하기 이전이었다"고 밝혔다. 최씨가 연설문을 받아 확인한 시점이 실제 연설 날짜보다 사흘이나 앞선 경우도 있었다.
특히 이른바 '통일대박론'의 실천방안을 담은 2014년 3월 독일 드렌스덴 연설문은 하루 일찍 최씨에게 전해졌다. 박 대통령 연설은 3월28일 오후 6시49분쯤이나, 최씨가 파일형태로 된 연설문을 열어본 것은 3월27일 7시20분으로 하루가 빠르다. 또 2012년 12월31일 공개된 박 대통령의 당선 첫 신년사는 외부 공개 하루 전에 최 씨에게 전달됐다고 이 방송은 밝혔다. 2013년 8월5일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진이 대거 교체되기 하루 전인 8월4일 작성된 '국무회의 말씀자료'도 최 씨 소유로 추정되는 컴퓨터에서 발견됐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가 받은 연설문에는 붉은색으로 고친 흔적도 나타난다. '21차 수석비서관회의'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내용 순서를 바꾼 수정 흔적도 있었다. 그러나 보도는 이 파일들을 최씨가 직접 고쳤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몇몇 파일의 문서정보를 보면 문건이 작성된 PC의 아이디가 '유연'으로 나오는데 이는 최 씨의 딸 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이다.
이날 방송에서 손석희 앵커는 "지난주 JTBC는 최순실 씨의 최측근이라고 하는 고영태 씨를 취재한 내용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최순실 씨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이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는 것이다'는 내용이었는데 이 내용을 보도하자 청와대 이원종 비서실장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겠나.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다'고 말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JTBC가 고(영태) 씨의 말을 보도한 배경에는 사실 또 다른 믿기 어려운 정황이 있기 때문이었다"며 "JTBC 취재팀은 최순실 씨의 컴퓨터 파일을 입수해서 분석했다"면서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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