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좋아 늘 가슴에 품고 살아온 것뿐인데 이렇게 과분한 상을 받게 됐습니다."
25일 울릉군 한마음회관에서 열린 '2016 울릉군민의 날' 행사에서 울릉군민상 특별공로상을 받은 대구 박언휘종합내과 박언휘(61)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박 원장은 울릉도가 고향이다. 중학교 때까지 울릉도에서 살았다. 그 시절 울릉도는 의료 혜택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어릴 때 몸이 허약해 병을 달고 살았고, 병원이 없어 기본적인 약도 못 구한 채 시름에 잠겼던 이웃들을 자주 봤습니다. 감기나 맹장염에만 걸려도 목숨을 잃곤 했어요. 의사가 돼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겠다는 꿈을 꾸게 된 계기가 됐죠."
박 원장에겐 '대구의 슈바이처' '기부천사'란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박 원장은 지난달 대구노인복지협회 노인복지시설에 1억6천여만원 상당의 독감 백신 4천여 개를 기증했다.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박 원장의 독감 백신 기부는 12년째, 전체 금액은 1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는 시설 봉사자들의 건강도 중요하다며 봉사자 사용분까지 기증했다.
본연의 업무인 진료에도 열정적이다. 밀려드는 환자가 많아 월'수'금요일은 오후 9시까지 진료한다. 그나마 한 달에 한 번 쉬는 첫 번째 일요일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무료치료에 나선다.
장애인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2005년 개원한 박 원장은 장애인이 접근하기 쉽도록 병원에 문턱을 없앴고 출입구를 넓혀 휠체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진료대와 침대, 화장실 등 각종 시설도 장애인을 위해 특수 제작했고 장애인을 위한 입원실도 만들었다. 지난해엔 수 일간 병원을 비우고 지체장애인 130여 명을 인솔해 독도를 다녀오기도 했다.
"경북대 의대에 진학해서는 등록금을 제대로 못 낼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웠어요. 울릉도의 열악한 의료 환경이 저를 의사로 만들었다면, 배고팠던 대학교 시절은 소외된 이웃의 마음을 헤아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박 원장은 고향을 향한 사랑도 남다르다. 모교인 울릉 초'중학교와 울릉고등학교 졸업생'신입생을 위해 지난 10여 년 동안 매년 200만원의 장학금을 보내고 있다. 지난 8월 울릉도에 유례없는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수해를 입은 주민을 위해 1천만원의 성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박 원장은 올해 1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구에선 54번째, 울릉도 출신으로는 첫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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