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조림, 제대로 알고 먹자

부풀어 오른 캔은 부패가스 가득 찼다는 신호

통조림은 식품을 가열, 살균한 뒤 금속 깡통에 넣어 밀봉한 제품이다. 통조림의 장점은 셀 수 없이 많다. 우선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완전히 익힌 후 넣기 때문에 소화 흡수가 잘 되고, 식중독이나 전염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대량생산되고 보존기한이 길어 유통 비용이 적게 들며, 식품 중 먹지 못하는 부분은 모두 제거되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도 거의 남지 않는다. 그러나 통조림을 바라보던 살갑던 시선이 요즘 들어 꽤 차가워졌다. 통조림 식품에 포함된 각종 화학첨가물과, 장기간 보관 시 깡통에서 흘러나올 수 있는 환경호르몬에 대한 우려 탓이다.

◆장기간 보관의 비결은 밀봉과 가열

일반 식품과 통조림 식품 사이에 영양성분의 차이는 크지 않다. 통조림 식품에 함유된 단백질이나 무기질 등은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선도가 차이 날 수 있지만 영양성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유통기한이 긴 비결은 제조과정에 있다. 통조림은 식품에 멸균처리를 한 뒤 금속 캔에 공기를 빼고 밀봉해 살균하기 때문에 상온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뚜껑을 따면 최대한 빨리 먹어야 하고, 내용물이 남으면 캔에서 꺼내 다른 용기에 옮겨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알루미늄이나 주석, 스테인리스강 등으로 만들어진 깡통은 공기와 만나면 부식돼 유해성분이 흘러나올 수 있다.

◆부식 막기 위한 내부 코팅이 문제

통조림 캔의 내부는 식품과 직접 닿아 녹이 스는 것을 막기 위해 에폭시수지로 코팅한다. 에폭시수지의 원료는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이다. 따라서 통조림 식품을 보관, 유통하는 과정에서 미량의 비스페놀A가 흘러나올 수 있다. 특히 통조림 캔을 통째로 가열하는 경우 뜨거운 용기에서 비스페놀A가 나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조리기구를 이용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권장 조리법만 잘 지키면 실제 통조림 캔에서 검출되는 환경호르몬의 양은 매우 적어 건강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통조림 캔에는 잠재적 발암물질로 알려진 퓨란이 들어있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퓨란은 탄수화물인 당과 단백질인 아미노산이 가열 처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퓨란은 휘발성이 강해 일반적으로 공기 중으로 날아가지만 통조림 식품은 밀봉되는 과정에서 일부 남는다. 따라서 통조림 식품은 조리 전 개봉한 후 10분간 놓아두거나 내용물을 다른 용기에 옮겨 담는 것이 좋다.

◆통조림 잘 골라 건강하게 먹기

통조림을 고를 때는 캔이 부풀어 있거나 찌그러졌는지 잘 살펴야 한다. 캔의 윗면과 아랫면이 부풀어 있다면 캔 안에 부패가스가 가득 찼다는 신호다. 캔에 균열이 생기면 세균이 침입할 수 있고 내부 코팅이 손상되면 환경호르몬 등이 나올 수도 있다. 특히 참치 캔에 공기가 유입돼 산패하면 독성 물질인 보톨리늄균이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유통기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과일이나 과즙 통조림은 빛깔이나 풍미의 변화를 막기 위해 도장하지 않은 깡통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석이 조금씩 녹아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제조한 지 2, 3년 지나면 깡통 내면이 부식되면서 금속 냄새가 날 수 있다.

참치 통조림 속의 기름은 먹어도 된다. 참치를 가열 처리한 후 내용물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넣은 식물성 기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물성 기름은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반면 열량이 높으므로 되도록 버리는 게 낫다. 또 국물을 버리고 내용물을 한 번 씻거나 데쳐도 첨가물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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