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개정 카드로 국정 주도권을 만회하려던 박근혜정부가 최순실 게이트의 블랙홀로 빠져들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k스포츠'미르재단을 둘러싼 최순실 씨 의혹이 박근혜 대통령 주요 기록물 유출을 통한 국정 농단 의혹으로 비화하면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한 야권의 비판이 정치권을 포함한 국민적 지탄으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는 25일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포함해 청와대 내부 문서를 공식 발표보다 먼저 받아봤으며, 심지어 일부를 수정해 청와대로 보낸 의혹을 제기한 24일 JTBC 보도에 대해 박 대통령이 일부 사실을 인정한 뒤 대국민 사과까지 하면서 향후 대응 방안을 놓고 크게 당혹해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문서 유출에 대해 설명하면서 "청와대의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두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문서 유출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어떻게 개입했는지, 이 같은 문서 유출이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또 대통령 친인척을 비롯한 측근들의 비위를 감시하고 근절해야 할 민정수석실이 제 기능을 상실했지 않느냐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이 같은 개입이 단순한 통치행위를 넘어 불법성이 있다면 특검이나 국정조사 등을 통해 법적 조치가 취해져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JTBC는 24일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 44건 등 국무회의 모두발언, 대선 유세문, 당선 소감문 등의 각종 발언 자료를 실제 연설 전에 받아봤으며,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이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공식 라인이 아닌 민간인 신분의 최 씨가 청와대로부터 각종 연설문 등을 수시로 공식 발표 전에 받아 보고 의견을 반영했다면 그 자체로 심각한 정보 유출이자 국기 훼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한 단순한 '호가호위'가 아니라 최 씨가 국정에 관여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파문이 수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 씨의 대통령 연설문 개입설이 처음 보도됐을 때 청와대는 "말이 되는 소리냐,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결국 사실이었음이 드러났다.
여기에 대해 야권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국기 문란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박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관계자에 대한 수사와 참모진 퇴진 등을 주장하며 총공세를 펴고 있다.
이처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집권 4년차를 맞은 박근혜정부가 국정동력 상실과 함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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