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조도시 포항 신성장산업시대 연다] <1>바이오산업이 살 길이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로 3천조 바이오 시장 개척

포항시가 바이오산업을 5대 미래 핵심산업 중 제일 앞에 내세웠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바이오산업이 가지고 있는 장밋빛 미래에 따른 판단이다. 세계에서 3번째로 준공된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내부 모습. 포항시 제공
포항시가 바이오산업을 5대 미래 핵심산업 중 제일 앞에 내세웠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바이오산업이 가지고 있는 장밋빛 미래에 따른 판단이다. 세계에서 3번째로 준공된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내부 모습. 포항시 제공

지난달 29일 우리나라 과학사에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준공된 것이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경우, 앞선 3세대보다 100억 배, 태양보다 100경 배 밝은 빛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눈 깜짝할 사이보다도 더 빠른 펨토초(1천조 분의 1초)에 일어나는 움직임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 따라서 살아있는 세포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꿈의 장비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면 신물질과 신소재 분석기술뿐만 아니라 IT'반도체'의료분야 등 미래 첨단산업의 발전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과 고효율 태양전지 등과 같은 미래형 에너지 나노산업에서 미래형 먹거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평가다.

포항시가 바이오산업을 5대 미래 핵심산업 중 제일 앞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바이오산업이 가지고 있는 장밋빛 미래에 따른 판단이다.

우선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3세대 가속기로는 분석할 수 없었던 살아있는 질환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하고 이를 억제하는 맞춤형 신약 개발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치료물질 개발, 당뇨 구조 연구, 바이러스 및 유해 세균 저해제 개발, 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바이오산업의 발전 가능성도 주목된다.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포함한 바이오헬스 산업이 2024년이면 2조6천억달러(약 2천934조원) 규모로, 반도체와 화학제품, 자동차 등 3대 수출산업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포항시는 세계적인 수준의 포스텍 연구역량이 바이오산업 육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텍의 대사질환공동연구센터는 지난 2009년부터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와의 연구협력과 인력교류를 통해 선도적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는 1810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설립된 유럽 최대의 왕립기관으로,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고 수여하는 의과대학이면서 첨단생명과학 연구기관으로 스웨덴 의학교육의 중심 명문기관이다.

특히 포스텍은 카롤린스카연구소의 당뇨내분비연구센터와 공동으로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의 글로벌연구실사업에 최종 선정돼 전망이 밝다.

그러나 국내에서 바이오산업이 차세대 동력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 성과는 일반적인 주목을 받기에 미흡한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액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하고 그나마 바이오 의약품과 식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여건은 빠른 인구 고령화 등 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할 필요성을 갖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 비중의 13.1%를 차지하며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상태로, 고령화 속도는 지금보다 2, 3배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른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 등 성인질환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이 추세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득 증가에 따른 1인당 약제비 증가도 바이오산업의 육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 생애주기별 1인당 약제비 지출 현황을 살펴보면 40세 이후부터 급격히 지출이 증가, 65세에 정점에 이르는 등 의약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에 열린 제2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향후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선정했는데, 바이오와 신약이 그중 하나로 선정돼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포항시는 경북도와 함께 가속기 신약개발계획인 'NBA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가동을 위해 협의체(가속기클러스터협의회 신약개발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약개발 전략 모색과 기술자문을 비롯해 국내외 제약사와 연구소 분소 유치에 필요한 역할과 방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 협의체를 통해 국가 대형 연구개발 사업을 발굴, 포항으로 유치하기 위한 사업추진 전략 자문 및 계획수립 등에 대한 자문기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는 우선 지방비 70억원을 투입해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옆에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센터'를 구축, 제약회사 연구소와 바이오기업을 유치할 예정인 가운데 이미 포스텍 동문기업인 ㈜제넥신이 본사 이전 의사를 밝히는 등 23개사로부터 관심과 문의를 받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기술력이 검증된 바이오분야 벤처기업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Start-up)을 중심으로 벤처캐피털 등을 활용한 집중적인 지원을 통해 잠재력이 큰 초기 바이오 벤처기업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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