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수출액 15개월째 마이너스, 무역흑자 11분기 만에 반 토막

올해 3분기 97억8천만달러 기업 수출·투자 감소하면서 새로운 투자거점 베트남 주목

중국 제조산업이 자급력을 높인 영향으로 한국 수출의 무게중심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대구경북에서도 대(對) 중국 수출이 줄어든 대신 베트남에 대한 수출이 증가해 베트남이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액은 109억6천148만달러(약 12조3천4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 감소했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7월 -6.5%를 시작으로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종전 역대 최장 수출 감소 기록은 11개월 연속(2008년 10월~2009년 8월)이었다.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6.0%에서 올해 24.7%로 급감했다.

수입보다 수출이 더 큰 폭으로 줄자 흑자 규모도 덩달아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중국과의 무역 흑자는 97억8천781만달러로, 흑자 규모가 컸던 2013년 4분기 172억9천628만달러의 반 토막에 그쳤다.

중국 수출이 고전하는 이유는 중국이 철강'석유화학 등 기초 산업뿐만 아니라 첨단산업에서도 중간재 조달 자급률을 높이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국 제조 2025' 정책을 발표한 중국 정부는 제조업의 기초기술 향상 지원을 대폭 늘리고 있다. 경제 성장의 중심축도 기존 제조품 수출에서 내수와 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위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최근 중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투자 거점을 옮기는 것도 대중 수출 감소세를 가속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LG전자도 저렴한 인건비, 정부의 적극적인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 정책 등을 따라서 베트남을 차세대 전략 생산기지로 택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베트남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베트남 현지 법인을 통해 하노이'호찌민 부동산 개발'운영에 나선다.

국세청도 베트남 국세청 측에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 대한 각별한 세정지원과 협력을 당부했으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이중과세 방지 등을 요청했다.

대구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346개 기업이 4억7천8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고 84개 기업이 9천7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시는 지난 10일 베트남 호찌민에 수출과 교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사무소를 열었다. 해마다 수출'투자 규모가 커지자 정보 수집, 시장 조사, 투자자 발굴 및 기업 유치, 문화'관광 교류 등의 역할을 해낼 현지 사무소를 개설한 것이다. 아울러 대구은행은 호찌민지점 개설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대구~호찌민 신규 노선도 추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출 시장의 급변에 따라 그간 중국에 의존해 왔던 수출 전략을 근본부터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최근 평판디스플레이, 가전, 무선통신기기, 석유화학 등에서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과 품질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 우리나라도 새로운 수출 상품을 발굴하고 주력 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소비재 수출 확대 등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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