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기동 대구고용노동청장 "매년 청년 8천명 대구 떠나, 청년실업문제 해결 최우선"

대구 지역의 인재 유출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구의 청년실업률은 올 2분기에 14.4%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재들을 지역에 머물게 하고, 지역 청년실업률을 올릴 방법은 없을까. 최기동 대구고용노동청장을 만나 지역 청년 고용 증진 대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구의 많은 청년이 지역을 떠나고 있다.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매년 8천 명 정도가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 대구를 떠나고 있다. 고학력자는 증가하는데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기피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자동차부품업종의 수출, 생산 감소도 지속되면서 고용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대구고용노동청에서도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청년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대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 대구에 둥지를 트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용노동청이 정책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행하는 사업들을 기업이나 청년들이 적극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고용노동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School to Work Transition'(이하 SWT)과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이 후자의 경우다. 'SWT'의 대표적인 게 청년취업 성공패키지 사업이다. 1단계에선 심층상담 및 직업심리검사를 통해 개인별 취업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2단계에서 직업훈련, 청년인턴 과정을 거친 후 3단계에서는 직접 취업을 알선한다. 올 8월까지 대구경북 청년 1만1천여 명이 참여했고 기업들의 참가도 늘어나고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일하는 청년이 2년간 300만원을 납입하면 만기 시 1천200만원 이상 수령하는 사업이다.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고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 밖에 기업이 취업을 원하는 청년을 학습근로자로 채용해 일하면서 학교에서 이론교육을 병행하도록 하는 '일학습병행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사업', 채용박람회 등도 있다.

-기업 규모를 떠나 소개할 만한 특색 있는 직장이 있나.

▶지역에도 매력 만점인 회사가 많다. 직원들에게 레스토랑 수준의 식사를 제공하는 회사, 자리를 수평적으로 배치하는 회사, 고등학생을 채용해 군복무 기간 동안에도 월급을 주고, 미국으로 연수를 보내주는 회사 등 한국에 있는 회사가 맞나 싶은 곳들도 있다. 다만 형평성을 위해 회사 이름을 공개할 수 없어 안타깝다. 요즘은 정보 교류가 잘돼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회사가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더 좋은 근무 환경을 만들어 주면 좋은 인재들이 모일 것으로 확신한다.

-대구경북에서 일자리 정책과 사업을 펼치는 데 어려움도 있나.

▶최근 지역을 대표하는 회사가 결혼을 앞둔 여성에게 퇴직을 강요한 사건이 있었는데 실제 대구경북에서 일하는 여성 근로자가 출산이나 양육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고용노동청은 기업들에 '전환형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 여러 기업지원제도를 소개해 여성 고용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고, 앞으로 일할 청년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근로 환경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개선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청년일자리정책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 중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력 운영과 임금 체계가 새로운 환경 변화에 맞게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 스펙 위주의 채용 관행이나 근속 연수, 나이에 따라 올라가는 현재 임금 체계 등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하는데 혁신의 출발점은 근로자의 직무 능력을 개발하고 능력 중심의 인사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고용노동청은 능력 중심 인력운영지원단을 구성해 컨설팅, 현장교육, 갈등 해소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기업과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안정된 미래를 위해 대기업이나 공무원 취업 준비에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보이지만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지역의 우수 강소기업에도 눈을 돌려 기업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고용노동청의 다양한 취업 지원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기업들은 고용을 확대하고 직원들을 위한 보다 양질의 근무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청년 유출이 지속되면 지역경제가 더욱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져 결국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 좋은 인재가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청년 채용을 늘리는 데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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