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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학가에 번지는 시국선언…주말엔 촛불집회로

28일 경북대 총학생회가 대학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8일 경북대 총학생회가 대학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분노를 담아 정의를 외치다'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했다. 우태욱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대학가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시국선언이 확산되고 있다. 경북대 교수88명에 이어 경북대 총학생회는 28일 대학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분노를 담아 정의를 외치다'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총학생회는 "국민 앞에서 외쳤던 대통령의 모든 이야기가 그의 머리가 아닌 최순실의 머리에서 나왔다. 권력을 사유화한 '비선'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이가 우리의 대통령이었단 말인가"라고 했다.

이들은 "대통령은 국가 주인을 속이고 국가 근간인 헌법을 유린하고 대한민국을 봉건사회보다 못한 신성국가로 회귀시켰다"면서 "때문에 국가의 믿음을 철저히 배신한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해야 한다. 그 곁에서 개인 영달을 추구한 이들도 명명백백히 가려내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연 총학회장은 기자회견 후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경북대에서는 이날 철학과 4학년 최모 씨가 북문 앞에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북대 총학생회는 오는 31일 교내에서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대회를 열 예정이다.

영남대 총학생회는 지난 27일 오후 늦게 "박근혜 정권은 이 사태에 대해 미봉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사태의 엄중함을 깨우쳐야 한다. 또한 "최순실 게이트" 논란을 집중수사하기 위해 구성된 검찰의 특별수사본부를 통해 국정 농단 의혹을 성역 없이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하여 국민들에게 진상을 밝혀주길 바란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또 이와는 별개로 영남대 동아리 '인권네트워크사람들(준비모임)'은 27일 영남대 정문과 학생식당 게시판 등 2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대통령과 굿판무리 모두 순수한 마음으로 하야하라.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참자를 모아 31일 오전 11시 영남대 정문에서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대구교대 재학생들도 28일부터 시국선언을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는 카이스트와 충남대, 연세대, 한국외대, 홍익대, 부산대, 조선대, 국민대 등이 시국선언 대열에 가세했다.

국내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시국선언에 재외 동포들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50개국 재외동포 일동은 28일 시국성명서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구글 설문지를 통해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재외동포들은 시국성명서에서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한 개인의 꼭두각시놀음에 빠져 있었던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됐다"며 "이는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것은 물론 국가를 혼돈의 구렁텅이로 빠트린 중대 범죄이자 국가의 수치"라고 개탄했다. 또 "우리 재외동포들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우려를 넘어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당장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겸허히 받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중총궐기대구준비위원회는 28일 오후 7시 한일극장 앞에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이들은 앞으로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촛불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28일 오후부터 저녁까지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는 29일 오후 6시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천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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