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김욱진 지음/시문학사 펴냄
김욱진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참, 조용한 혁명'을 출간했다. 그는 "이번 시집은 솔직히 내가 쓴 게 아니라 나라는 놈들의 말을 요리조리 받아 적은 시편들"이라고 말한다. '나'는 곧 '시'에 해당한다.
「버릇없이 /나도 아닌 것이 /나처럼 달라붙어 /나를 먹는 놈 /곰살갑게 굴 때는 귀엽더니 /이제는 나를 먹잇감으로 넘보기까지」-그놈의 나 1- 중에서.
시인은 가족, 환경, 다문화, 노인문제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병리적 현안들을 문학적 견지에서 냉철히 짚어내고 있다. 고질적인 갑을 관계를 병이라는 도구적 설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들추어내는가 하면(병), 한평생 기도하며 살아오신 어머니의 고달픈 삶을 노인정 화투판으로 끌어들여 짠한 마음을 우려내기도 한다(기도발).
그의 시는 말놀음인가 싶다가도 어느새 자연에 순응하는 길을 찾아 나서고, 곡진한 삶에 대한 연민을 쏟아붓는가 하면 그로 인해 생긴 아픔들을 온전히 시인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인다. 시인의 말꼬리 잡기를 따라나서며 웃다가도 정신이 번쩍 드는 까닭도 그런 반전의 유연성들 때문이다. 116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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