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린 호주 골퍼" 폴로 선수, 北 골프대회 참가

장난으로 신청했다 출전 허가 받아…120타 치자 北 캐디 "가문의 수치"

호주의 폴로 선수 2명이 지난 10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출전한 모험담을 털어놓았다. 북한에서 열린 골프대회 출전한 호주인. 호주 9뉴스 화면 캡처
호주의 폴로 선수 2명이 지난 10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출전한 모험담을 털어놓았다. 북한에서 열린 골프대회 출전한 호주인. 호주 9뉴스 화면 캡처

호주의 폴로 선수 2명이 지난 10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출전한 모험담을 털어놓았다.

호주의 9뉴스, 쿠리어메일, 영국 데일리 메일의 호주판 등은 3일 호주 브리즈번 출신의 모건 루이그와 에번 샤이가 지난달 8, 9일 평양 골프콤플렉스에서 열린 아마추어 챔피언십에 출전한 사연을 소개했다.

이 두 명은 골프 선수가 아닌 폴로 선수였다. 중국에서 열린 폴로 대회에 출전한 이들은 장난삼아 북한에서 열리는 골프대회에 이메일로 출전 신청을 했는데, 뜻밖에 신청이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원래 우리는 호주 골퍼(a couple of Austrailian golfers)라고 소개했는데 북한 측에서 '호주팀(the Austrailian team)이냐'고 물어와 굳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의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서 자신들의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추측이다.

이들은 내친김에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우승자들이 입는 그린 재킷과 비슷한 상의도 마련했다. 상의 왼쪽 가슴엔 호주 문양까지 붙였다.

강심장의 소유자들이지만 북한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한 외국인들이 있다는 말을 들은 터라 입국장에서 여권을 내밀 때는 매우 불안했다고 루이그는 밝혔다. "모두 우리가 진짜인 줄 알았지만 결국 첫 티오프 후에, 그들은 곧 알아챘다"고 두 사람은 설명했다.

루이그는 "나는 120타를 쳤는데, 캐디가 '가문에 수치가 될 것'이라고 하더라"고 쿠리어메일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굉장한 경험"이었다면서도 "심장이 약한 사람들에겐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루이그와 샤이는 대회 기간을 포함해 닷새 동안 평양에 머물며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이들은 "이 골프대회에 85명의 선수가 출전했으며, 출전 선수들은 70대 초반 타수를 치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 대회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며, 영국의 루핀여행사가 참가비 1천159달러(약 134만원) 내면 출전할 수 있다며 여행객을 모집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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