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맹장 수술 받은 50대 여성, 8시간 만에 숨져 논란

유족들 "병원 늑장 대응이 원인" 병원측 "항생제 과민 반응 추정"

대구의료원에서 급성충수염(맹장염) 수술을 받은 50대 여성이 8시간 만에 숨져 환자 가족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의료원에 따르면 주부 이모(54) 씨는 2일 오후 6시쯤 대구의료원에서 복강경 수술로 충수돌기 절제수술을 받았다. 수술 경과가 좋다는 설명을 들은 이 씨는 오후 10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다음 날 0시 35분쯤 항생제를 교체하자마자 입과 코에서 거품이 나는 등 호흡 곤란 증세가 나타났다. 의료진은 급하게 약제를 투여하고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이 씨는 이날 오전 2시쯤 결국 숨을 거뒀다. 이 씨의 사망 원인은 항생제 과민 반응으로 추정됐다.

이 씨의 가족들은 병원 측의 대처가 늦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씨가 호흡 곤란을 호소한 지 7분 뒤에야 알레르기 반응을 치료하는 항히스타민 제제가 투여됐고, 이후 6분이 더 흐른 뒤에 환자에게 도착한 야간 당직 의사가 심폐소생술을 했다는 것이다. 남편 박모 씨는 "심폐소생술을 하는 시간이 너무 늦었다. 멀쩡하던 사람이 하루 만에 숨졌는데 병원 측은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대구의료원 관계자는 "충수 절제수술 전에 이 씨에게 항생제를 투여해 반응을 살폈을 때는 이상 반응이 없었다. 또 같은 약물을 두 번째 투여했을 때 과민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긴 힘들었다"면서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며 약제를 투여하고 심장 마사지를 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응급 상황 대처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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