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품 뺀 견본주택, 실속·맞춤형으로 탈바꿈

수요 중심 애프터마케팅 확산

아파트, 오피스텔 등 견본주택이 실속형,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고급, 호화만을 외치던 견본주택이 거품을 빼고 실속형으로 속속 전환되고 있다. 부지를 따로 마련해 견본주택을 짓기보다는 단기 임대로 상가 등에 둥지를 틀고 있는 것.

내년 3월 분양에 나서는 제이스피앤디그룹의 '대구 메리어트 호텔 & 레지던스'는 맞춤형 견본주택을 선보인다. 호텔 레지던스 분양답게 벨보이 모자를 쓴 직원이 가방을 들어주고 견본주택에는 호텔 프론트와 룸메이드도 둔다.

우주탁 대구 메리어트 호텔 대표는 "호텔과 레지던스가 어우러진 공간인 만큼 최대한 견본주택을 호텔 서비스와 상황에 맞춰 준비하려 한다"며 "계획단계부터 반응이 좋다"라고 했다. 대구 메리어트 호텔 & 레지던스는 동대구역 인근인 대구시 동구 신천동 326-1번지에 지하 5층~지상 23층으로 조성된다. 3~11층에는 세계적인 메리어트 호텔이, 12~23층에는 최고급 메리어트 레지던스가 들어선다.

시공하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상가에 견본주택을 넣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별도 임대료 등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파트 시행'시공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김모(45) 대표는 최근 짓고 있는 80여 가구의 소규모 아파트 견본주택을 아예 해당 아파트 상가에 넣을 예정이다. 선시공 후분양 하는 공사 방식 아파트 개발이어서 견본주택 임대료를 실속형으로 지어 분양가를 그만큼 낮출 예정이다. 김 대표는 "불황 속 최대 마케팅은 무엇보다 합리적 분양가다. 견본주택 등 다양한 낭비 요소를 줄여 분양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한 맞춤형 견본주택도 생겨났다.

지난달 29일 수도권에서 오픈한 한 견본주택의 경우 공부의 신으로 알려진 강성태 씨를 초빙해 '수능 비법'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수요자 집객 위주에서 계약자 중심의 '애프터 마케팅'도 확산되고 있다.

기존 모델하우스 행사라고 하면 으레 집객력을 높이기 위한 방문객 대상 마케팅이 대부분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일수록 입 소문이 나고 분양의 성패를 가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청약률보다는 계약률이 중요해지면서 건설사들도 실제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최근까지 이어진 부동산 호황기에 투자수요 비중이 높아지며, 청약은 마감해도 계약 시 미분양이 발생하는 단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사 리코씨앤디 전형길 대표는 "과거 고급 일색이었던 견본주택 등이 고객 성향을 반영하면서도 활용도 높은 실속형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특히 집객 위주에서 실제 계약자를 대상으로 한 애프터형 마케팅도 최근 견본주택의 변화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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