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8일 오후 울릉읍 사동~저동 앞바다 주변으로 중국 어선 172척이 집단 피항해 있다. 이처럼 많은 중국 어선이 한꺼번에 울릉도 연안에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울릉군은 설명했다. 이들 어선은 전날 동해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다 기상이 갑자기 나빠지자 이곳으로 급히 대피했다.
중국 어선의 동해 북한수역 진출은 2004년 북한이 중국과 민간 차원의 입어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북한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 수는 2004년 140여 척에서 2014년 1천900여 척으로 10년 사이 13배나 급증했다. 올 들어서도 중국 어선은 1천120여 척이 북한 수역에 진출했다. 이들은 여름철 동해 북방해역에 대규모 선단을 이뤄 진출한 뒤 남하하는 오징어떼를 따라 내려오며 조업한다.
그 결과 우리 어민의 어획량은 급감하고 있다. 울릉수협에 따르면 2002년 8천731t이던 오징어 어획량이 2010년 2천897t으로 급격히 떨어진 이후 2014년 2천33t, 지난해는 1천852t으로 곤두박질 쳤다.
울릉도 어민은 중국 어선을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이날 저동항에서 만난 한 어민은 "수년 동안 중국 어선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지만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대책 없는 정부의 모습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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